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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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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나는 왜 엑스박스를 사야만 했나

2024-10-11 14:58

조회수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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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 제 마음 속 남은 퍼즐 한 조각을 채웠습니다. 그 조각의 이름은 '엑스박스(Xbox) 시리즈 S'입니다. 현 세대 엑스박스는 시리즈 X와 S로 나뉘는데요. X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달린 고급형이고, S는 작고 예쁜 디지털 다운로드 게임용 콘솔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윈도우 PC가 있는데 굳이 엑스박스 콘솔을 살 필요가 있느냐'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게이밍 노트북에 연결해 사용해왔는데요. 결국 PC는 PC이고 콘솔은 콘솔이더군요.
 
'엑스박스 시리즈 S' 포장을 뜯은 모습. (사진=이범종 기자)
 
이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계기는 '세누아의 전설: 헬블레이드 II'입니다. 저는 지난 7월4일 뉴스북에 이 게임에 대한 중간 평가를 썼습니다. 주인공과 지형을 실사풍으로 제작해 영화 같은 경험을 주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길 찾기가 어렵다는 단점을 지적했죠.
 
그런데 이 게임에서 느낀 불쾌한 경험의 근원은 '프레임 저하' 현상이었습니다. 3D 게임은 프레임이 줄어들수록 어지러워지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의 경험 전반이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제 PC의 그래픽카드는 GTX 1660으로 구형에 속합니다.
 
앞으로 더 높은 PC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이 계속 나올테고, 이 때문에 게임에 대한 경험이 왜곡된다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 힘들어질 겁니다. 결국 피해는 독자에게 돌아가게 되겠지요.
 
그에 반해 콘솔은 게임만을 위해 만들어진 하드웨어입니다. 요즘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OTT 앱을 설치할 수 있지만, 본질은 여전히 게임기입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산하 스튜디오가 만든 퍼스트 파티 게임은 엑스박스 시리즈 X와 S에 최적화돼 발매됩니다. PC처럼 프레임 저하 등을 이유로 업그레이드를 해야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기왕에 살 거면 시리즈 X를 골랐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시리즈 X는 12테라플롭스 프로세싱을 통해 4K 화질로 초당 120프레임을 뽑아내기 때문이죠. 용량도 1TB로 시리즈 S의 두 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시리즈 X는 저의 콘솔용 TV 화질에 비해 성능이 과합니다. 4테라플롭스 프로세싱 파워로 1440p 화질을 뽑아내는 시리즈 S가 저에게 맞습니다.
 
게다가 어차피 제가 좋아하는 주요 독점작은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내기 때문에 엑스박스 용량이 클 필요도 없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닌텐도 스위치 OLED, 엑스박스 시리즈 S, 플레이스테이션 5 디스크 에디션. (사진=이범종 기자)
 
그리고 이건 MS 정책의 실패 때문이기도 한데요. '검은 신화: 오공'이 여태 엑스박스 스토어에 없는 이유는,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가 시리즈 X와 S에서 모두 원활히 돌아가게끔 최적화하는 작업이 안 끝났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서드파티 게임사들이 고급형과 저가형을 동시에 최적화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서드 파티가 내는 최신 대작은 플레이스테이션5(PS5)로 하고, 엑스박스로는 MS 퍼스트 파티만 하면 되는 거죠.
 
이런 이유로 저는 3대 콘솔인 PS5 디스크 에디션, 닌텐도 스위치 OLED, 엑스박스 시리즈 S를 모두 갖게 됐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와 플레이스테이션 포털 리모트 플레이어를 합치면 다섯 대가 되는군요.
 
저는 오늘부터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정식 TCBT(테크니컬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 참여하는데요. 3대 콘솔 세트를 완성한 만큼, 지난번의 언론사 대상 TCBT와는 다른 결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달려야겠습니다. 이번엔 1장 보스 예투가를 이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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