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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특별기획)워크아웃 克服記 - ①경남기업

임직원 연봉 15% 삭감..`선택과 집중`으로 미래를 열다

2011-08-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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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건설경기는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고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있다. 고통은 사람에게든, 기업에게든 성장과 성공의 자양분이 된다. 뉴스토마토는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겪었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신성장의 계기를 마련한 불굴의 기업들을 특별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회사는 정중동(靜中動)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건설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조심스럽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본궤도 진입을 위한 노력과 긴장은 한시라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경남기업(000800) 임원진은 물론 말단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한결 같은 생각이다. 
 
지난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분류됐던 회사중 졸업의 기쁨을 맛본 몇 안되는 회사 중 하나지만 최근 신일건업이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쉽게 호전되지 않는 업계 분위기를 염두에 둔 말이다.
 
◇ 해외건설의 원조.."지속적 해외수주가 조기졸업 원동력"
 
경남기업은 지난 5월 당초 예상보다 1년이상 빨리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시장에 탄탄한 신뢰를 심어주며 순항하고 있다.
 
해외공사 부문에서 올린 꾸준한 수주실적은 조기졸업의 원동력이 됐고, 앞으로 회사가 더욱 건실해 질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국내 해외건설면허 1호라는 자부심을 굳건히 지켜낸 것.
  
지난 6월에는 1592억원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4공구 사업자로 낙점되면서 기술력은 물론 베트남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굳건히 구축했다.
 
최근에는 스리랑카 도로개발청으로부터 하튼∼누와라엘리아 도로공사(394억원)에 대한 낙찰통지서(LOA)를 받아 둔 상태다.
 
이들 공사는 각각 공사대금의 15%, 10% 정도를 선수금으로 수령하게 돼 건설사 입장에서는 위험부담도 크게 줄었다.
 
이와 함께 알제리 스키다 정유공장(1215억원), 베트남 골든팰리스 주상복합 건물 신축 1단계(963억원) 등 굵직한 실적을 워크아웃 졸업 직전까지 착실히 쌓아왔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경남기업은 국내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는 등 해외공사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하고 해외수주 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며 해외 수주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경남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09년 26%, 2010년 38.5% 정도 였으나 올해 1분기에 46.2%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회사는 올해 말 해외 매출 비중을 49.4%까지 확장 할 계획이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공공 분야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특히 철도, 지하철, 도로 등 공공부문 수주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GS건설·현대엠코 컨소시엄과 같은 쟁쟁한 경쟁자를 꺾고 동북선 경전철 민자사업(3463억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 발주처 명확, 리스크 거의없어..강력한 `군살빼기`로 고통분담
 
이러한 중견기업이 워크아웃 신청을 하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광주 수완에너지(열병합발전소)와 남양주 별내에너지 등의 대규모 건설투자에 대한 PF대출이 막히면서 유동성 부족을 겪게 된 것이다.
 
이후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했다. 알짜 자회사였던 가락시장 중앙청과와 경기 별내에너지 등을 매각했고 김포한강신도시, 영종도하늘도시의 주요 사업부지도 팔았다.
 
또  관리비 절감을 통해 워크아웃 이전보다 관리비를 무려 25%나 줄이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워크아웃 조기 탈출의 숨은 요인이다.
 
임직원 15% 연봉 삭감이란 고통분담도 필요했지만 그 어려운 시기에 회사차원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었다는 것은 경남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군살빼기로 워크아웃 이후 계열사를 포함한 채무상환액 1조120여억원 중 8300여억을 상환하는 등 무서운 회복력을 보였다.
 
경남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워크아웃을 빠르게 졸업하게 된 또다른 요인은 경남기업이 주로 상대하는 발주처가 민간보다는 주로 중앙정부나, 대외경제협력기금 (EDCF) 사업, 월드뱅크 등이 많기 때문에 갑작스런 손실을 입을 리스크가 적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한장섭 경남기업 경영전략실장은 "주로 기반사업인 발전소, 도로와 상하수도 같은 시설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발주처가 명확한 편"이라면서 "대손될 위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워크아웃 기간에도 (타 건설사보다 수주 등에 있어)  나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 '해외사업·공공부문'에 초점 맞춘다
 
경남기업은 현재 이러한 과거 실패를 거울 삼아 안정적인 자금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또 경남의 장점인 해외사업과 국내 공공부문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경남기업은 해외사업부문에서 에티오피아, 베트남, 스리랑카 등 기존 진출한 지역에서 신규 수주를 계속 노리는 한편,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 신규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공부문의 경우 민간투자사업으로 정부가 추진중인 '수도권 제2외곽 순환도로' 수주에 역량을 집중한다.
 
아울러 베트남에서 진행중인 '하노이 랜드마크72' 프로젝트 사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베트남 최고층 빌딩이 될 '하노이 랜드마크72'는 현재 아파트 2개동은 준공을 마치고 입주 중으로 현재 95%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호텔,오피스 등이 들어설 타워동(1개)은 골조공사를 마무리 하고 다음달 중 완공 할 계획이다.
 
베트남 진출 사업은 중견업체 사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워크아웃 기간에도 베트남 사업으로만 월 2000만 달러에 달하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장기적인 회사 체질 개선을 위한 시스템 합리화에 나서고 직원 교육 강화를 통해 인적 역량을 극대화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장섭 실장은 "이미 자체적으로 각 직종별 업무에 관한 세부 메뉴얼을 완성해 가고 있는 상태"라며 "각종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업무 메뉴얼을 완비하는 한편, 기존에 실시 중이던 직원 교육을 강화해 장기적 회사 역량 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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