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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다시서는 건설)수주고 감소에 낙찰률은 바닥..계속되는 건설사 수난

(기획)①'BIG5' 국내시장 악몽의 한해 저물다

2012-12-26 18:20

조회수 : 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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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여년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건설산업. '건설강국 코리아'라는 찬사도 잠시 극심한 주택시장 불황이 시작되면서 건설업계의 암운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2012년은 끝없이 추락한 건설경기에 '담합', '비리'라는 꼬리표까지 따라 붙으면서 어느새 건설업은 효자산업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해버렸다. 하지만 척박한 땅에서 건설을 이룩했던 건설업계는 특유의 뚝심과 저력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12년의 건설업을 진단하고,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해법 등을 8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註]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2012년은 건설사들에게 그야말로 '잔인한 해'였다. 공공공사 물량 감소와 주택시장 불황으로 최악의 여건인 국내 건설시장은 건설사들을 벼랑끝으로 몰았다. 이는 탄탄한 인프라를 갖췄다고 자부한 대형건설사 마저도 피해갈 수 없었다.
 
건설사들의 충실한 캐쉬카우 역할을 해왔던 주택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건설사 대부분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급감한 물량 탓으로 전체 사업의 파이규모까지 적어져 위기감은 한층 고조됐다.
 
이에 공사 수주만이 생존방안이 된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수주에 매달리면서 각종 공사의 낙찰율은 바닥을 헤매고 충분한 이익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의 수주 고군분투에도 연초 목표한 수주액 달성은 '그림의 떡'이 됐다.
 
◇해마다 줄어드는 공공공사..비어가는 '수주곳간'
 
실제 국내 건설사의 공공공사 수주 실적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와 맞물려 국내 공공공사 발주량은 물론 평균낙찰률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국내 건설수주 동향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공공공사 수주액은 총 38조2368억원인 반면, 지난해에는 36조6248억원으로 약 4%가량 줄었다. 올해 9월 누계 공공공사 수주액은 22조36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2010년 대비 무려 21.7% 나 감소했다.
 
연도별 국내공공건설공사 평균낙찰률
여기에 최근 7년간 국내공공건설공사 낙찰률(낙찰가격/예정가격)을 분석한 결과는 더욱 암울하다. 평균낙찰률은 지난 2005년 82.9%에서 지난해 80.2%로 2.7%p 하락했으며, 실적공사비 적용확대와 품셈 하향조정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하락폭은 더 큰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은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대형건설사들 역시 피할 수 없었다. 해마다 줄어드는 공공공사에서의 대형건설사 입지 또한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30개 대형건설사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는 올 상반기 회원사들의 국내 공공공사 수주총액이 7조5494억원으로, 전년(7조6376억원)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전체 공공건설에서의 대형건설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2010년 건설업계 전체의 공공부문 수주액 20조239억원 중 대형건설사 수주액은 12조800억으로 전체의 60.3%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52.7%로 줄었고 올해는 50% 미만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4대강 사업과 혁신도시 이전 사업 등의 굵직한 공공공사가 종료됨에 따라 내년 대형 공공공사 발주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건설 프로젝트를 공약하더라도 실제 발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공공공사 시장 침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BIG5' 건설사, 수주목표 달성 '빨간불'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건설사들의 연초 세운 수주목표 달성은 사실상 힘든 실정이다.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실적 역시 목표 대비 7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대건설 임직원들의 공사현장 시찰 모습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000720)은 당초 올 수주목표를 엔지니어링을 포함한 20조695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공사는 6조원, 이 가운데 공공공사는 국내 건설경기 불황을 예상해 2조원으로 잠정 책정한 바 있다.
 
현대건설이 발표한 3분기까지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한 14조2951억원을 수주해 연말까지는 올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의 뒤를 잇는 삼성물산(000830)은 올해 목표인 16조원의 절반 수준인 8조2600억원에 불과하고, 대우건설(047040)도 목표액인 15조의 58% 수준인 8조7607억원을 달성했을 뿐이다.
 
GS건설(006360) 역시 총 7조9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한 데다 국내 수주는 무려 37%나 감소했으며, 대림산업(000210)은 연초 수주 목표치인 13조7000억원의 5조3914억원을 수주하는 등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문제는 연말에 공공공사 발주가 몰렸던 예전과 달리 최근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조기집행과 예산부족으로 연말 '뒷심'을 발휘하기에도 역부족인 상황에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침체된 건설시장을 감안해 현실적인 수주목표를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달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감확보도 중요하지만 이에 따른 수주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영업이익률 마저 하락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건설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끊임없는 조직개편과 신성장 동력 개발 등 건설사들의 경쟁역량 확보로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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