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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

"젖소유당 함유하고 '산양분유' 표기 부당"

25년 분유 연구 윤숭섭 아이배냇 소장 인터뷰

2013-02-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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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분유시장에서 산양분유가 논란이다. 산양분유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가 젖소의 유당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아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같은 논란은 100% 산양분유를 표방한 신생 산양분유업체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이를 깨닫기 시작해 비롯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산양분유 업체 4개사 중 실제 산양분유 제품에 산양유 성분 100%를 사용하는 회사는 아이배냇이 유일하다. 나머지 3개사의 제품은 산양유 성분과 일반우유(유당) 성분이 섞여 있다.
 
공중파 방송과 언론을 통해 이를 알게 된 엄마들은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히 여론을 모아가고 있다.
 
100% 산양분유를 생산하는 아이배냇 윤숭섭(55 사진) 연구소장은 산양이 아닌 젖소의 유당을 40% 이상 사용하면서도 '산양분유'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윤 소장은 "산양유아식 혹은 산양분유라면 그 제품의 구성성분의 대부분이 산양유 성분일 것이라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라며 "하지만 유량이 적다는 이유로, 산양유당이 생산되지 않는다거나 비싸다는 이유로 산양분유에 젖소유당을 약 40% 이상(유고형분 중)이나 첨가하고 '산양분유'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며, 이는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어 진정한 산양분유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시장에서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윤 소장은 "당연한 상식을 제품에 그대로 담아낸 때문인지, 실제 마트나 온라인몰에서 아이배냇을 체험하신 엄마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으로,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무된 반응에 제품 개발자로서 자부심과 용기를 함께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소장은 일본 니혼대학에서 식품공학 학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25년간 우유의 기능 특성 및 분유를 연구한 전문가다. 매일유업(005990) 연구소장과 동원식품 과학연구원 원장을 지냈고, 식약청 식품공전개선위원회 특수영양식품 분과위원장, 낙농진흥회 유가공 분과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질좋은 산양분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이배냇은 뉴질랜드 순 산양유아식을 개발하는데 윤 소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중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유아식의 가장 중요한 점인 '소화흡수력 강화'였다. 
 
아기들은 소화흡수를 도와주는 장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엄마가 준 모유조차 완전히 소화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산양유는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성으로 '부드러운 소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지방 역시 중쇄지방산이 풍부하고 지방구가 작아 소화흡수에 매우 적합하다.
 
특히 에너지원으로의 유아식에는 유당이 쓰여지는데 아이배냇은 '산양유당'만을 사용한다. 산양유당이 장내미생물에 유익한 올리고당이 많이 함유돼 있어 소화 흡수에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윤 소장은 "엄마들이 아기들에게 안심하고 분유를 먹일 수 있도록 불필요한 성분이나, 초유 등과 같이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한 기능이 증명되지 않은 성분은 일체 사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성분만을 적정한 비율로 첨가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유아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방사능 함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일본산 원재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도록 했고,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적극 배제하려고 했다"며 "아기들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이 파괴되지 않고 영양이 가장 잘 보존될 수 있는 원료와 살균공법의 차별화로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시장에 첫선을 보인 신생기업으로 어려움도 여전히 있다. 시장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신생 분유를 사려는 엄마들은 극히 적다.
 
특히, 아이가 분유를 처음 접하게 되는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의 경우 기존 업체들이 이미 많은 비용을 지원하면서 특정사의 분유만을 사용하고 있어 엄마들에게 분유선택권은 대단히 제한적이기도 하다.
 
윤 소장은 "기존 분유업체의 경우 대기업들이 대부분으로 언론에 끼치는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일부 언론의 경우 편향된 기사가 게재되기도 한다"며 "이런 이유로 신생업체가 정말 참신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가지고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산양분유의 젖소 유당 논란이 인지도 상승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아이배냇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수출에도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대만 등 안전한 아기 먹거리를 원하는 국가에 수출을 준비 중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는 등 각종 분유 파동이 일어나 아기 먹거리에 큰 불신을 갖고 있어, 아이배냇 영유아식 제품의 첫 수출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배냇 뉴질랜드 순 산양분유는 조선대학교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물론 얼마 전 서울시에서 실시한 방사능 물질 검사에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과 세슘134+세슘137이 검출되지 않아 안정성을 입증 받은 바 있다. 
 
윤 소장은 "아이배냇은 소외된 약자들의 영양도 책임질 수 있고, 그들이 다양한 먹거리로 행복한 삶을 일궈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아이배냇의 순 산양유아식을 필두로 젖소분유가 조만간 발매되는 등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약속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를 계속 출시해 믿음과 신뢰감 있는 기업, 고객이 지향하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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