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희주

(분석)글로벌 성장엔진,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바톤터치

2013-08-13 15:05

조회수 : 2,93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글로벌 경제성장의 동력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를 끌어내렸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신흥국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선진국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日·美·EU 점진적 성장세..장미빛 전망 가능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 투자사 브리지워터는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이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신흥국보다 74조달러 규모의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 데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리지워터는 현재 성장 전망을 바탕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이 올해 추가될 2조4000억달러 규모의 세계 GDP 중 60%를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의 소생이 성장동력의 이동을 가속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전날 일본 내각부는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2.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1~3월) 수정치 3.8%보다 둔화된 수준이지만 오랜 침체기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변화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몇 달간 엔화 약세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내수까지 살아나고 있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미국 역시 지난 2009년부터 느리긴 하지만 GDP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1% 후반대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는 2%대 초반으로 상승폭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GDP성장률(자료출처=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미국내 에너지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산 장비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미국의 내수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지난 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유럽 경기도 장기 불황을 끝내고 회복을 향하고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올해 2분기(4~6월) 유로존 GDP는 0.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말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던 유로존 경기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신흥국 "바톤 넘겨줄 때가 왔다"
 
반면 지난 몇 년 간 글로벌 시장을 성장세로 이끌었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주요 신흥국들은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자문회사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조사에 따르면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선진국의 경우 꾸준히 성장하는 반면 신흥국 PMI는 2009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일 HSBC가 발표한 지난달 신흥국 시장의 종합 PMI는 49.4로 전월 50.6에서 하락했다. 신흥국의 PMI가 경기위축을 의미하는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4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HSBC 이머징마켓인덱스 추이(자료출처=HSBC)
 
특히 중국의 7월 제조업 PMI가 47.7로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신흥국의 경제 둔화 우려는 증폭됐다.
 
글로벌 기업들도 신흥국 경기 둔화를 체감하고 있다. 벨트 컨베이어를 생산하는 기업 플렉서블 스틸 레이싱의 최고경영자(CEO) 리차드 화이트는 "신흥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심하게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과 광업의 호황으로 지난 몇 년 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중국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올해는 성장 목표치를 12%로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부진은 다른 신흥국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최대 경제국 브라질은 중국의 철광석 수요 둔화로 수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지난해 GDP는 1%에 그쳤다. 지난 2010년 GDP 7.5%에 비해 크게 둔화됐음을 알 수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석탄과 팜유의 수출에 타격을 입고 2분 GDP 5.9% 성장에 그쳤다.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도는 환율이 급락하면서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꺼리면서 투자와 소비가 크기 위축되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종전보다 0.3%포인트 낮은 7.8%로, 인도는 0.2%포인트 내린 5.6%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성장 엔진 이동?..판단 일러 
 
하지만 세계 경제 성장의 바톤을 선진국으로 넘겨주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의 올해 목표 성장률은 7.5%로 199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성장률 2%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신흥국들이 이보다는 낮은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스포츠의류 기업 아디다스의 CEO 허버트 하이너는 "신흥국의 성장 둔화가 다국적 기업을 방해하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신흥시장은 여전히 다국적 기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브라질의 철광석 생산기업 발레(Vale)도 이러한 둔화세가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중국은 우리의 최대 고객사로서 수요가 급감하면서 8분기 연속 수익이 줄었다"며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철광석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희주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