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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분석)유로존 제조업 확장국면..경기회복 본격화

선진국·남유럽·동유럽, 일제히 호전

2013-09-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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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로존 제조업 경기가 2개월 연속으로 확장국면을 이어가자 유럽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리스와 스페인 등 남유럽 부채국들과 낙후된 중·동부 유럽의 제조업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올 3분기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분기 역대 최장기 경기침체에 종지부를 찍고 반등한 유로존 경제가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 제조업 PMI 26개월來 '최고'
 
2일(현지시간) 시장 조사업체 마르키트는 지난 8월 유로존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5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8월 유로존 제조업 PMI (자료제공=마르키트)
이는 전문가 예상치 51.3과 전월의 50.3 모두를 웃도는 수치이며 지난 2011년 6월 이후 최고수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이 51.8로 25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으며 유럽 최대 경제국다운 면모를 보였고, 네덜란드도 53.5로 27개월래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여줬다.
 
오스트리아도 52.0으로 18개월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프랑스 홀로 전달과 동일한 49.7에 머물렀다.
 
이 같은 제조업 확장세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것이다. 지난 7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을 기록하며 지난 201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0선을 돌파한 바 있다. PMI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이하면 위축을 뜻한다.
 
하워드 아처 IHS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유로존 국가들의 제조업 PMI가 일제히 호전됐다"며 "이는 3분기 성장률이 지난 2분기에 이어 증가할 것이란 신호"라고 말했다.
 
◇골치덩이 부채국·동유럽 제조업..일제히 '호전'  
 
무엇보다 제조업 지표 반등의 주역은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였다. 그동안 유로존 성장에 걸림돌로 여겨지던 이들 부채국들의 PMI는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가 28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확장을 뜻하는 50선을 넘어섰고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강력한 긴축을 단행하고 있는 아일랜드는 9개월 만에 최고치인 52.0을 찍었다.
 
최근 추가 구제금융 필요성이 제기된 그리스는 48.7로 50선을 넘기진 못했지만 4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페인은 29개월래 최고치인 51.1까지 상승했다.
◇8월 스페인 제조업 PMI <자료제공=마르키트>
 
유로존 이웃국가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체코와 폴란드 제조업 PMI는 각각 53.9와 52.6을 기록하며 2년 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였고 터키는 50.9를 기록하며 지난 7월의 부진을 털어내고 상승 반전했다.
 
부채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수출이 증가하고 동·중부유럽의 신규주문이 증가하면서 제조업 PMI가 일제히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마르키트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부채국들의 신규 수출이 증가한 덕분에 남유럽 부채국들의 제조업 경기가 호전됐다"고 진단했다.
 
프랭크 올랜드 단스케은행 한센 이코노미스트도 "남유럽 제조업 PMI가 긍정적인 이유는 그것이 수출 경기 회복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앤드류 하커 마르키트 이코노미스트 역시 "최근 몇 달간 역내 수출이 증가한 것이 유로존 제조업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전까지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가들의 선전에 힘입어 유로존 경제지표가 호전됐다는 점에서 8월 제조업 PMI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롭 돕슨 마르키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과는 독일 홀로 제조업 경기를 주도했던 이전 지표와는 다르다"며 "앞으로도 유로존 제조업이 견고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로존 3분기 '성장' VS 긴축·실업 탓에 회복 '지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독일 같은 역내 주요국뿐 아니라 유로존 성장에 걸림돌이던 부채국들과 동·중유럽 경제까지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긍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로존 경제 회복세가 소수의 선진국과 더불어 남유럽 국가들에까지 확산되면서 3분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17개 국가에 같은 통화정책을 적용해야 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입장에서 역내 경제 불균형이 줄어들면 각종 정책을 시행하는 데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더불어 역내 교역량이 많은데다 서로에게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이 큰 유로존의 특성상 부채국의 수출이 증가하면 유럽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금융 전문사이트 마켓워치도 "긴축정책을 시행 중인 아일랜드, 유럽 내 재정위기를 불러일으킨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며 "올 3분기도 지난 2분기에 이어 경제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분기 유로존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깨고 처음으로 0.3% 성장했다.
 
크리스 윌리엄스 마르키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한달간 유로존 제조업 지표는 꾸준히 유럽 경기 회복세를 알려왔다"며 "정책 입안자들도 유로존 성장세를 재확인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리스와 아일랜드 등의 정부들의 긴축정책이 지속되면서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소비심리도 동결돼 유로존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유럽연합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7월 유로존의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12.1%를 기록했다. 유로존 실업률은 지난 3월 최고치인 12.1%를 기록하더니 이후 5개월 동안 같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즈는 스페인 기업들이 직원 수를 줄이는 등 스페인 노동시장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도 "취약한 회복세가 고용을 가로막고 있다”며 “오는 2018년까지 스페인 실업률은 25%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스페인의 전체 실업률은 26% 수준이며 청년실업은 56.1%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유럽 경제가 최근 경기침체를 탈출했지만, 여전히 낙관할 수 없다며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0.5%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오는 5일 예정된 ECB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과 동일한 0.5%에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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