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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초점) '무역통계' 발표 혼선...네탓 논쟁

지경부 vs. 관세청..선제적 수출정책 '공염불'

2009-07-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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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수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외침이 수출입 관련 부처간 불협화음으로 공염불에 그치면서 시장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상반기에만 90조원을 투입해 수출보험·보증 규모를 확대하고 다양한 해외마케팅 지원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 가격형성에 변수로 작용하는 무역수지 통계를 놓고 부처간 이견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정책은 시작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 1일 지식경제부 기자실이 술렁였다. 매월 1일 10시를 기점으로 공식 발표되는 무역통계가 발표 이전에 이미 일부 언론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사실을 확인해보니 이날 오전 9시쯤부터 관세청 홈페이지에는 6월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74억달러를 돌파했다는 내용의 통계자료가 이미 공개돼 있었다. 
 
무역 통계의 대내외 발표를 관장하는 지경부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고, 이를 외신이 보도하자 횡보하던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소폭이지만 출렁거렸다.

 

이에 환율을 살피던 기획재정부가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지경부에 이 사실을 전했지만 이미 사태는 벌어진 뒤였다. 
 
월간 무역 통계는 지경부가 매월 1일 10시를 보도 시점으로 발표해왔지만 어찌된 일인지 통관실적을 집계하는 관세청은 이러한 엠바고(보도유예 시점) 이전에 통계를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이미 매월 1일 9시에 신고 수리기준의 무역 통계를 관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 해왔다"며 "지경부에서 너무 민감하게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지경부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며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단순히 사라질 일회적인 미스 커뮤니케이션은 아니었던 것 같다.
 
또 다른 관세청 관계자는 "지경부가 수출입과 무역 통계에 대해 전적인 권한을 가지고 싶어해 겉으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많이 부딪혀왔다"며 "또 다른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전반적인 수출입 관리기관으로 무역전반에 대한 권리를 갖길 원하는 지경부와 통관업무를 담당하는 관세청간의 힘겨루기가 결국 시장의 혼란을 불러와 환율을 불리하게 하면서 결과적으로 우리의 수출환경을 더 힘들게 만든 것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정확도 문제를 놓고 불거진 통계청 자료에 대한 신빙성 논란과 함께 투명하고 명확해야 하는 국가통계에 대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관리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관련 부처는 여전히 자신들의 권한을 넓혀가는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중요 국가통계에 대한 체계적 관리는 요원하다. 부처들이 이 같은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한.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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