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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KDB생명 매각 올해도 쉽지 않다

후순위채 금리↑·당기순이익↓ 등 발목…ING·PCA생명에 비해 매력 떨어져

2016-04-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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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KDB생명이 올해 하반기에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현재 자본 증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규모의 후순위채권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속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해야하는데 금리 부담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반면 당기순이익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도 매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올해 ING생명과 PCA생명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KDB생명의 매리트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 열리는 이사회에 KDB생명 매각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문제는 KDB생명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시장에서는 현재 KDB생명이 지난 2014년보다 가치가 떨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KDB생명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과 후순위채권이다. KDB생명은 산업은행뿐 아니라 국민연금, 칸서스자산운용, 코리안리, 금호아시아나 등으로 출자자가 구성된 ‘KDB-칸서스밸류 PEF’가 지분의 85%를 보유 중이다. 지분정리가 복잡해 매각가를 낮추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투자원금이 85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을 낮추더라도 9000억원 이하로 내려갈 수도 없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KDB생명을 9000억원에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KDB생명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KDB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후순위채권 발행 금액이 3500억원에 달하며 올해 1000억원의 후순위채권 추가 발행이 예정돼 있다.
 
부담하는 금리 또한 높다. KDB생명은 작년 9월과 10월 200억원, 700억원 수준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각각 4.4%, 4.3%다. 똑같이 10월에 발행한 현대해상의 후순위채권 금리가 3.3~3.6%인 점을 고려하면 1%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린 셈이다.
 
후순위채권은 발행 당시에는 자본에 인정되지만 잔존만기 5년부터는 1년에 25%씩 자본에서 차감된다. 만약 회사가 증자, 당기순이익 등으로 차감되는 자본을 메꾸지 못하면 RBC 비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증자나 당기순이익 증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KDB생명의 2015년 당기순이익은 2014년 653억원에서 276억원으로 377억원 감소했다.
 
아울러 KDB생명은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와 IFRS 2단계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 특히 KDB생명은 과거 동아생명 시절에 판매한 고금리(5% 이상) 상품도 있어 자본이 증가하지 않으면 RBC 비율은 폭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이 현재 ING생명과 PCA생명 등 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경쟁사들에 비해서도 매력이 떨어진다.  ING생명은 강력한 영업조직과 상품포트폴리오가 장점이며 PCA생명은 저렴한 가격과 변액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장점이지만 KDB생명은 두 회사와 비교해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알리안츠생명 사태로 인수·합병 시장에서 생명보험사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게다가 KDB생명은 현재 매물로 나온 생보사 중 가장 안 좋은 상황이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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