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우병우 민정수석 해임 등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적 쇄신을 단행한 것에 대해 “최순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수습용 인선은 아닌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30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청와대 수석 몇 명을 바꾸고, 비서관을 바꾸는 게 이렇게 힘들다. 문고리 3인방은 2년 이상 교체를 요구해왔고, 우 수석은 진작 교체되었어야 한다고 본다”며 “만시지탄(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의 교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단순 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위법사항이 있는 인사들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을 임명한 데 대해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습용 인선이 아닌가 주시해서 지켜보겠다”며 “신임 민정수석은 우병우 수석 시즌2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이날 청와대가 비서진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 “우병우, 안종범 수석 그리고 문고리 3인방이 사퇴했다. 국정농단의 책임자인 이들의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너무나도 늦었다”며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의 축소와 은폐, 국면전환을 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번 청와대 인사개편을 야권의 요구를 받아들인 신속하고 적절한 인사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이 난국타개와 국정안정을 위해 청와대 개편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도 거론해온 핵심인사들에 대해 단행된 조치인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조속한 진상규명과 수습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우병우 민정수석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그리고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을 모두 해임했다.
한편, 야당은 새누리당이 이날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거국내각을 운운하기보다는 해야 할 것을 먼저 하는 것이다. 오물 같은 데다가 다시 집을 짓겠다고 하면 집이 지어지겠느냐”며 새누리당의 거국내각 구성 제안에 대해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통령의 탈당 후 논의하길 제안한다”며 “최순실 귀국 전과 귀국 후의 상황은 구분돼야 하고 선 검찰수사와 대통령 탈당 후 거국내각 논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