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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스타 플레이어도 규율해야"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 '방점'…"경기의 심판장" 강조

2019-08-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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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주력하겠다"며 재벌개혁, 갑을관계 개선 등 기존 정책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공정위는 경기의 심판장으로, 스타 플레이어(재벌)와 무명의 플레이어(중소기업)를 모두 (가리지 않고) 규율해야 한다"면서 "다만 규모에 따라 양형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후보자는 27일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우선 조 후보자는 오랜 기간 학계에 머물렀던 자신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던지는 것과 관련해 "학자로 25년 살아온 건 맞지만 그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며 "학회 회장직과 정부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며 나름대로 리더십 훈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피터 드러거가 언급한 리더의 자질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일을 추진하는 것, 두 번째는 권한을 특권이 아니라 책임으로 간주하는 것, 세 번째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며 "공정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목표를 설정하고 직원들을 설득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대 조직을 이끌어본 적은 없지만 최근 경영학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둔화로 인해 공정경제 기조가 후퇴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선 "경기 심판자는 어떤 경우에도 룰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일관성과 원칙은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결정을 하거나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텐데, 이때 공정위의 의사결정과 심사가 늦어져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비교했을 때 재벌개혁이 어느정도 수위에서 진행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재벌이 관련법을 위반한다면 엄격하게 적용하고, 기업 규모에 무관하게 엄정하게 법집행을 하겠다"는 각오로 대신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취임 이후 정책 방향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실효성 있는 행태 교정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은 효율적인 독립 중소기업의 성장기회를 박탈함과 동시에 자원의 비효율적인 사용으로 대기업에게도 결국 손해가 되고 있다는 게 조 후보자의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재벌의 모습이 과거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은 저도 인정한다"며 "1997년 당시에는 문어발식 계열 확장 등에 따른 동반부실화와 같은 재벌 시스템 리스크가 있었지만 지금 생존한 재벌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유독 색체가 강했던 전임 위원장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제가 앞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지를 보고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ICT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정밀히 분석해 시장혁신을 촉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플랫폼 기업이 갖고 있는 정보 독접력, 독과점 지위 남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면밀한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공정위 내부 쇄신을 강도 높은 수준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공정성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매우 높은 청렴도 또한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8월에 조직쇄신방안을 마련해 매우 엄격한 형태의 조직윤리와 내부통제 기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취임하면 조직쇄신방안을 엄격하게 집행하고, 미흡한 점을 보완해 부적절한 유착의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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