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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정부 1조원 지출하면 GDP 1.27조 증가"

승수효과 1.27…확장재정이 경기부양에 효과

2019-09-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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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정부 재정정책이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경기둔화를 완화시키는 데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다. 
 
 
표/한국은행 BOK경제연구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BOK경제연구-새로운 재정지출 식별방법을 이용한 우리나라의 정부지출 승수효과 추정(박광용·이은경)'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1조원을 새로 지출했을 때 5년간 GDP가 총 1조27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5년 누적 정부지출 승수효과는 1.27이었다. 
 
정부지출 승수효과는 정부 지출이 1원 늘었을 때 GDP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정부가 확장적 예산에 투자를 늘린다면 정부가 지출한 규모 이상으로 GDP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정부의 지출 관련 뉴스가 가계와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 사람들은 미래의 정부지출에 대한 뉴스를 통해 미리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는데, 기존의 방법론들은 이러한 정보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승수가 정확하지 않게 계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외생적 정부지출뉴스 충격의 도구변수로 한국 군수사업체의 주식 초과수익률을 이용해, 정부의 군사비 지출 뉴스를 식별 사용했다. 군수사업체의 주식가격에는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의 정부 국방비 지출 정보도 반영돼 미래 재정활동의 기대를 반영하고 사전정보로 인한 효과를 통제하기에 적합하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국방비 지출에 관한 뉴스가 등장했을 때 실제 정부구매가 이뤄지기 전이라도 이 정보를 반영해 군수사업체의 주가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이 생겼다. 이후 실제 정부구매가 이뤄지는 과정을 거쳐 정부지출이 증가했다. 
 
특히 정부지출 소식이 전달된 4분기 이후에 GDP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이후 승수효과는 서서히 감소하지만 5년이 지나도 1보다는 큰 값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출한 승수 효과 크기의 범위가 넓은 편이기 때문에 정부지출의 성장효과에 대한 양적인 평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한계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박광용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지출뉴스 충격이 발생할 때 GDP가 유의하게 증가하고, 실제 정부지출 역시 이론적으로 기대된 것과 같이 시차를 두고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래의 재원을 현재에 동원해 경기변동의 폭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재정정책이 여전히 유효한 경기안정화 정책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특히 기존 방법론을 통해 도출된 결과와 비교해서 승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며 이는 기존 연구에서는 고려되지 않았던 사전정보를 통한 선행지출증가를 포착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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