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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디지털·고객중심 경영한다더니…은행들, '비대면 확대' 등 비용절감만

2019-12-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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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연초 디지털혁신·고객중심 경영 등을 강조한 가운데 일부 성과와 함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비용편의적,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글로벌과 디지털로 향하는 변화와 혁신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은행장들도 신년사·취임사에서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직원 중심 KB 실현"(허인 국민은행장),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로 탈바꿈"(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디지털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성수(왼쪽 세번째)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박용만(왼쪽 네번째)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시중 은행장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행들은 고객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전환노력을 이어왔다. 신한은행이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도입 전인 지난 10월28일 자사 모바일앱 '쏠(SOL)'을 개편하며 통합자산관리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그 예다. 국민은행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개발환경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더 케이(The K)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하나은행은 글로벌디지털전략협의회 신설과 내년까지 1200명의 전문인재 양성 육성 프로그램 등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도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디노랩(DinnoLab) 운영과 모바일뱅킹 앱 '우리원(WON)뱅킹' 출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대면채널 확대에 방점을 두고 비용절감에만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은행들의 디지털 혁신은 비대면채널 증대, 달리 말해 '비용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빅데이터 활용 등을 고려할 때 정보보호 문제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은행장들의 고객중심 경영 방침도 마찬가지다. 은행장들은 "은행의 전략·추진사업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전반을 고객의 관점에서 돌아보자" "올해 경영목표를 '120년 고객동행, 위대한 은행 도약'으로 정한다"며 의욕을 보였지만 일부 은행들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등으로 빛을 잃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DLF 사태에 대해 "상품 출시·판매 과정 전반의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영업점 직원의 대규모 불완전판매를 초래해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지난 5일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해 '최대 80%' 투자손실 배상비율 기준을 발표했지만, 상당수 DLF 투자자들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는 중이다. 금융정의연대와 DLF피해자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분조위 재개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 신장식 변호사 및 DLF피해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LF사태, 금감원 분조위 개최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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