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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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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예비후보들 '무소속 출마 움직임'…영남권 총선 변수로

TK보다 PK에 영향 크게 작용할 전망…홍준표 "황교안 바로 잡아달라" 최후통첩

2020-03-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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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공천에서 배제된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영남권 총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표의 분산으로 인해 통합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보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로 인한 영향력이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 공천 탈락에 반발한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9일 재심 청구를 통해 당에서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산진갑의 정근·이수원, 북강서을의 이상민·강인길, 남갑의 진남일, 남을의 김현성, 울산 북구의 윤두환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이다. 울주군에서는 신장열 예비후보가 경선 불복을 선언하고 탈당했다. 사실상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전날 당 공관위가 자신의 공천 탈락을 결정한 데 대해 탈당과 함께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저는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친정집 같은 당을 떠난다"며 "꼭 살아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공관위는 이 지역을 현역 강석진 의원과 신성범 전 의원간 경선 지역으로 선정했다.
 
경남 양산을에서 공천 배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자 쳐내기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감이 겹쳐 저를 궁지에 몰아넣는 막천이다. 이 막천을 황교안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달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당 지도부가 자신의 공천 결과를 번복하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출마지로 경남 양산을이나 대구 달서을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정치권 인사들의 무소속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창원 마산합포 지역의 5선인 이주영 국회 부의장은 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무슨 이런 공천이 다 있는지 참 어이가 없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남겼다. 거제에서 탈락한 재선의 김한표 의원도 공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재심사를 신청했다. 김 의원은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내에서 사실상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선거 구심점이 없는 상황인 만큼, '대선주자급'인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가 결성된다면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 일각에선 이 지역에 출마하는 야당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과 표 분산 등으로 여당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 외에도 영남권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공천장을 받지 못한 곽대훈(대구 달서갑), 정태옥(대구 북갑), 백승주(경북 구미갑)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의 경우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달서갑 공천이 얼마나 막장공천이었고, 밀실에서 이뤄진 사천이라는 것을 내가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통합당 현역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는 영남권 총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통합당 입장에서 불리할 것"이라며 "총선에서 3파전으로 가면 패배할 확률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당시 국민의당 후보가 나오면서 경쟁하다가 더불어민주당이 어부지리로 승리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현역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가 대구·경북 지역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대구·경북 지역은 무소속 후보가 일부 표를 흡수해도 민주당과 통합당의 경쟁에서 통합당의 우위가 점쳐지기 때문에 큰 영향을 못 미친다"며 "그러나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다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사들의 인물 표심이 양당의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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