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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살인누명' 20년 옥살이 윤성여...법원 "국가, 18억원 배상하라"

법원, 검·경 수사 위법성 달리 판단..."검, 수사 위법 아냐"

2022-11-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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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5)씨에게 국가가 18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재판장 김경수)는 16일 윤씨와 그의 가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3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약 18억19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망한 윤씨 아버지의 몫까지 배상액에 포함하면 윤씨는 약 18억6900만원을 받는다.
 
재판부는 "경찰의 불법 체포와 구금, 가혹행위 등 경찰 수사의 위법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과정과 감정 결과의 위법을 인정한다"면서도 "검찰 수사의 위법성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금액이 약 18억1900만원으로 산정된 것에 대해서 재판부는 "위자료 40억원과 일실수입 약1억3000만원, 이에 대한 지연보상금 등에서 이미 윤성여씨가 수령한 약25억원의 형사보상금을 공제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소송을 제기한 윤씨의 아버지와 형제자매에게 재판부는 "고인이 된 윤씨의 아버지에게 2억원, 형제자매 3명에게 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사망한 윤씨 아버지의 배상금은 윤씨와 형제자매들이 5000만원씩 상속받는다. 이에 윤씨의 형제자매는 각각 약1억원의 배상금을 받는다.
 
이번 선고 후 윤씨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판결에 대해 만족한다"면서 "초등학교 때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장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씨의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다산의 이주희 변호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윤성여씨는 자신이 받은 형사보상금으로 기부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 거주하던 당시 13세였던 박모양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채로 발견되며 시작됐다. 이듬해 7월 윤씨는 범인으로 지목돼 검거됐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씨는 1심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나 윤씨는 2심과 3심에서 “경찰 고문으로 허위 자백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990년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은 윤씨는 이후 20년형으로 감형된 뒤 만기를 몇 개월 앞둔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2019년 9월 경찰이 피해자 유품에서 발견된 DNA를 재분석하면서 해당 사건 진범이 다른 사건으로 수감돼 있던 이춘재라는 게 밝혀졌다. 이에 윤씨는 2019년 11월 재심을 청구했고, 2020년 12월 법원은 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1월 윤씨는 수원지법에 25억1700여만원 상당의 형사보상을 청구했고, 같은해 3월 법원은 윤씨에게 25억1700여만원의 형사보상 지급 결정을 내렸다. 형사보상은 억울하게 구금 또는 형의 집행을 받거나 재판을 받느라 비용을 지출한 사람에게 국가가 그 손해를 보장해 주는 제도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범인 누명에서 벗어난 윤성여씨가 2021년 1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총체적인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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