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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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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69시간, 회장님은 수백억 연봉

2023-03-23 10:17

조회수 :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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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69시간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걸려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69시간 논란 와중에 재벌 회장들의수백억 연봉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MZ세대는 죽도록 노동하고 출근하는지도 모를 회장님은 수백억씩 연봉을 받습니다. 그렇게 쉽게 버는데 MZ세대는 왜 과로사로 내모는지요.
 
죽도록 일하는 열정 끝에 누구나 워런버핏, 스티브잡스, 일론머스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면 모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무리 계단을 올라도 인사권자는 특정 재벌 총수이고 재벌이 없는 집단은 정권이 바뀌면 자리를 내줘야 합니다.
 
회장님 수백억 연봉이 뭐가 문제냐. 자기 회삿돈 받는 건데 뭐가 문제냐. 간혹 그런 기업 관계자분들을 만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분들은 회사나 주주가 아닌 회장님을 위해 일하겠죠. 기업은 주주 것입니다. 회장님은 단지 최대주주일 뿐입니다. 기업이 회장 개인의 것은 아닙니다. 주주 모두의 것입니다.
 
충성스런 직원이 훌륭한 회장님을 만나면 다행이지만 다른 경우는 비극입니다. 회사가 성장, 발전하는 것보다 회장님의 월급, 배당, 혹은 비자금, 승계, 측근인사 등에 매달리게 되겠죠. 인생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인생이 온통 그런 것들로 채워진다고 생각해보세요.
 
출근하지 않는 회장님은 배당으로 만족하셔야죠. 출근하지도 않으면서 여러 회사에 이름을 걸쳐놓고 누구보다 많은 월급을 받습니다. 물론 중요한 투자판단, 결정을 하십니다. 투자해서 잘 되면 회장님 성과, 못 되면 책임을 지시나요?
 
한국경제는 구조적 위기를 만났습니다. 수직계열화, 대형화로 고속성장을 이루던 시기는 점차 저물어 갑니다. 제품, 소재 다 만들 필요 없습니다. 조립만하는 애플, 테슬라 등이 앞서갑니다. 물론 테슬라는 최근 외도를 좀 하는 것 같지만. 아무튼 그런 혁신적인 기업들이 순식간에 선두를 따라잡는 시대가 왔습니다.
 
직원들이 69시간 일하고 열정을 강요하는 기업에 대한 매력은 점점 약해집니다. 비효율적이고 획일적인 노동 속에 확률적으로 성과를 내는 기업이 아닌 구성원이 창의력을 발휘해 혁신과 도전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직장이 선호됩니다.
 
애초에 실리콘밸리 기업은 누구나 회장이 될 수 있다는 도전이 가능합니다. 재벌집단 체제인 한국은 그게 없습니다. 그러니 장시간 노동이 열정이 아닌 노동착취로만 느껴질 뿐이죠. 한국도 4차산업혁명, 다음 단계의 경제로 나아가려면 전문경영인이 스타가 돼야 합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미국 대학교수가 사우디와 중국 학생에게 자국 정치나 자유에 대해 물었더니 눈치를 살피던 게 인상적였습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일하는 MZ 세대들은 수백억을 받는 회장님을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요.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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