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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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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줄 세우는 윤 대통령, 안 보이는 김기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30%로 급락…레임덕 경고등

2023-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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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총체적 난맥상이 여권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여권 위기론의 두 축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입니다. 최근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한 윤 대통령은 강경파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나 홀로 살아남은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대표적입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강경파 줄 세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업고 야심 차게 닻을 올린 김기현호도 출항과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집권여당의 대표이지만 존재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출범 초기부터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 등 정책 혼선을 겪은 데 이어, '일본 왜곡 교과서 논란'·'김재원 최고위원 발언 논란' 등 후폭풍이 연이어 불어닥치면서 리더십마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 30% 턱걸이적색경보 울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지난달 3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28일30일 조사·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4%포인트 급락한 30%였습니다. '레임덕(권력누수) 경고등' 기준선에 턱걸이한 셈입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60%에 달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은 '대일 외교' 후폭풍이었습니다. 10명 중 4명 이상이 부정평가 이유로 외교(21%)와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20%)를 꼽았습니다. 그 밖에 경제·민생·물가(8%), 경험·자질·부족·무능함(5%), 소통 미흡(5%)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국정 스타일은 굴욕 회담으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특히 최근 김 전 실장 전격 사퇴 이후 용산의 흐름을 짚어보면 '윤심'의 뜻을 읽는 강경파 인물로만 줄 세우는 기류가 느껴집니다. 결국엔 '윤심'이 좌지우지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여론조사에서도 '그들만의 리그'에 따른 결과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고요. 
 
국민의힘도 연일 떨어지는 당 지지율에 고심이 깊습니다. 통상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당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김기현 체제가 출범한 후 되레 민주당에 추월당하며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로 전주보다 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김기현호 리더십 부재에 극우 논란까지 '첩첩산중'
 
집권여당의 지지율 하락에는 새 지도부의 정책 능력 부재가 주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2030대인 MZ세대의 거센 역풍을 맞은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 사태는 당의 정책 능력 부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당정 일체를 강조하면서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을 당이 해명하는 상황이니,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김재원 최고위원 발언 논란 등은 지지율 하락을 더 부채질한 것과 더불어 김 대표의 리더십마저 흔들리게 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5·18 민주화운동 폄훼에 이어 전광훈 목사를 또 치켜세운 발언을 하면서 당의 민생 행보까지 덮어버리는 역효과를 불러왔는데요. 김 최고위원의 잇따른 실언에 징계를 촉구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 김 대표의 대처는 경고장을 날리는 수준에서 그쳐 리더십 위기마저 직면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시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초 김기현호는 '윤심'을 등에 업고 출항했습니다. '윤심'에서 시작해 '윤심'으로 끝난 3·8 전당대회는 예상대로 '친윤(친윤석열) 일색'으로 마무리됐고, 이후 새 지도부의 행보도 대통령실 상황을 해명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때문에 민심과 대통령 사이를 적절히 속도조절해야 할 집권여당이 '용산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오명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윤심'의 후광이 사라졌는지, 김 대표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습니다. 애초 '식물 대표·바지 대표'라는 수식어를 갖고 출범하긴 했지만, 여러 악재에 부딪히면서 존재감마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등에 올라타서 당대표가 됐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집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비윤(비윤석열)계 일각에선 김 대표가 당 지지율을 빠르게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당권을 조기에 내려놓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마저 제기됩니다. '김기현 리더십'이 민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까지 이 체제가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는 뜻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태평양 지역회의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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