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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bora11@etomato.com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
어버이날엔 생화를

2023-05-09 17:30

조회수 : 4,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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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어버이날을 앞두고 꽃을 사야한다는 것을 지난 4일 퇴근길에 깨달았습니다. 많은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카네이션과 각종 화분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말이죠. 물가가 오른 것처럼 꽃값도 예전의 꽃값이 아니었습니다. 카네이션 하나 꽂아둔 화분이 기본 1만원이었고, 좀 예쁘게 포장된 카네이션은 5만원에 달했습니다. 
 
형식적으로 주고받는 카네이션을 굳이 주고받아야하나,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습니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쿠*과 마***를 열어보니 역시. 꽃이 넘쳐났습니다. 아니 이미 한발 늦었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카네이션보다 가격이 합리적인것 같았는데, 이미 '품절', '품절'이었습니다. 
 
겨우 겨우 찾은 것이 비누꽃이었습니다. 화면으로는 예뻤어요. 쿠*을 통해 구입하고 나니…꼭 산소나 납골당에 두는 그런 화분 같은 기괴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생화보다 비누꽃을 택했지만 어버이날에 앞서 어린이날에 먼저 만난 친정 부모님에 비누꽃을 먼저 선물하고 나니 기분이 영 찜찜합니다. 역시 생화여야 했습니다. 
 
연휴에 구입해 직접 다듬은 생화.
 
그리고 연휴의 마지막날인 일요일. 동네를 거닐다가 길거리에 한쪽에서 꽃을 팔고 있는 업자를 발견했습니다. 각종 꽃을 '단' 단위로 팔고 있었는데요. 1만4000원에 장미꽃과 데이지를 각각 한단씩 샀습니다. 신문지로 한아름 싸고 들어와 열어보니 부피가 어마어마합니다. 
 
보기에 예쁜 생화를 획득하려면 그 줄기에 있는 수많은 이파리와 각종 잡풀을 거둬내야 합니다. 손이 아주 많이 가더군요. 원예용 가위도 필요했습니다. 두꺼운 줄기를 낑낑대며 잘랐고, 이파리도 한참 뜯어냈습니다. 꽃이 피어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이파리가 필요다하는 것도 생전 처음 깨달았습니다.
 
두 단을 다듬는데 꼬박 30분이 걸렸습니다. 이파리 쓰레기도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그제서야 생화가 비싼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꽃을 다듬는 인건비와 그 이파리 쓰레기 처리비용까지 포함된 것이었어요.
 
무성한 수풀을 헤치고, 진주같이 또렷하고 예쁜 장미와 데이지를 구해내고 나니 마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꽃병에 두고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무엇이든 예쁘고 보기 좋은 것은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기본적인 경제 원리를 깨닫게 됐습니다. 이번 연휴를 통해 어버이날 선물은 역시 '생화'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비록 값이 좀 나가더라도 이제 생화를 살 겁니다.
 
  • 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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