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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민주당의 위기탈출 넘버원

2023-05-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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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최근 민주당의 상황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돈봉투 의혹에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이상 거래 논란까지 악재가 거듭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으로 숨을 돌리나 싶더니, 여진이 가라앉기도 전에 김 의원이 60억원대 코인을 보유했다 인출했다는 논란이 벌어진 겁니다. 
 
이런 홍역으로 민주당에 가해진 가장 치명적인 타격은 도덕성에 흠결이 생겼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민주당은 그간 도덕성을 자신들의 내로라하는 정체성이자 경쟁력으로 제시했죠. 당장 전 정권이 들어선 핵심 계기도 도덕성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에 민주당은 ‘적폐청산’으로 맞받았죠. 도덕적으로 타락한 세력을 심판하겠다는 민주당의 외침에 시민들은 정권 교체로 답했습니다. ‘당신들은 다르겠지’라는 기대감이 표심에 서려 있던 셈입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도덕성이 상처를 입은 데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또 이 우려는 계파를 가리지 않았죠. 안민석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진보의 무기는 도덕성“이라며 “검찰 기획수사보다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가 본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응천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은 상대방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도덕성을 많이 내세웠고 선거 때 득표전략으로 삼았다”며 “조금이라도 도덕성에 흠결이 가는 듯한, 실정법 위반이 되든 말든 국민 정서상 맞지 않는 게 있다면 상대방보다 배 이상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하듯 민주당은 재빨리 대응에 나섰습니다. 도덕성 추락으로 잃어버린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당장 1년도 채 남지 않은 총선에서 쓴맛을 봐야 할 테니, 불가피한 조치였죠. 그 선봉에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부터 쇄신을 강조했죠. 지난 4일 ‘쇄신 의총’을 위한 사전 의총을 연 데 이어 오는 14일 쇄신 의총을 본격적으로 가동합니다. 1박 2일 일정으로 당의 쇄신안을 논의할 워크숍도 추진할 예정이죠.
 
애당초 쇄신 의총은 돈봉투 의혹을 겨냥했었는데요.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이 더해지며 쇄신 의총에서 이와 관련한 발언도 있을 것으로 원내지도부는 전망한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제일 강한 무기라고 내세웠던 도덕성의 훼손, 이런 위기를 극복할 열쇠로 등장한 쇄신 의총. 쇄신 의총이 민주당의 ‘위기탈출 넘버원’이 되려면, 도덕성을 되찾을 실질적 방안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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