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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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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곡물값 불안…"물가 2%대도 위태롭다"

2023-07-26 11:04

조회수 :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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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인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폭우는 물가 불안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농가 피해도 극심해지면서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지난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까지 우려되며 심각하게 치솟은 소비자 물가는 올 들어 조금씩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수해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와 관련해 "기상 이변 같은 전제 조건은 예측이 안 되는 부분"이라면서도 "전반적인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해에 대한 리스크는 있겠지만, 그간 안정세를 보였던 관성이 어느 정도 유지되리라 정부는 판단한 것이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7%를 찍었는데요, 이는 지난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의 2%대 기록입니다. 거시경제 지표가 안정세에 접어들다 보니 정부가 이렇게 판단하는 것도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현장을 좀 더 살펴보면 생각보다는 상황이 더 심각한데요.
 
이달 9일부터 19일까지 내린 집중 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3만5393.8헥타아르(㏊)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무려 122배 달하는 규모입니다. 또 농작물 피해 중 침수된 농작물은 3만5038.0㏊, 낙과 피해 농작물은 355.8㏊로 집계됐습니다.
 
농작물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상추, 시금치, 배추 등 가격도 2~3배가량 치솟고 있습니다. 게다가 축산물 가격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폐사 가축의 90% 이상이 닭으로 알려지면서, 닭고기 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러시아가 연장을 거부한 점도 악재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주요 곡물 생산지 중 하나인데요, 이곳에서의 수출길이 막히면 전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 불안정성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가는 매우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지표상으로 나타납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현재 폭우로 인한 변수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변동 요인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바람대로 전반적인 물가 흐름에 큰 변동이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하지만 하반기 시작과 함께 물가 불안을 촉진시키는 요인들이 쏟아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2%대의 물가 상승률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정부가 조금 더 보수적인 입장에서 물가 흐름을 바라봐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 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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