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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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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도 고심 '독박 간병' 살인…양형만 있고 보완제도 없어

"감경 사유, 살인으로 인한 고통 무게 누가 더 큰지 중요"

2023-11-15 17:26

조회수 :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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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랜 간병 끝에 가족의 목숨을 앗는 '간병 살인'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남은 가족이 생활고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이 양형에 반영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완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검찰은 암투병 중인 80대 아버지를 살해한 40대 남성을 존속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피의자는 간병이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에도 파킨슨병에 걸린 아내를 5년6개월 동안 간병하다가 살해한 60대가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면서도 범행 전까지 피해자를 간병한 점, 피고인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고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양형 사유에 반영했습니다.
 
"형량 높은 존속살인…참작 사유 고민"
 
이러한 범죄는 재판부의 고민으로도 이어집니다.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한 남은 가족의 고통이 더 크다는 점이 참작됐을 때 감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살인은 현행법상 징역 7년 이상으로,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에 비해 일반적으로 처벌이 더 무겁습니다.
 
검사 출신인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는 "예를 들어 가족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한 범행 같은 경우는 가중해서 엄벌할 사안이지만 생활고나 병마 등으로 인한 범죄는 감경 사유로 정상 참작이 되기도 한다"며 "이는 살해의 목적이 피고인 스스로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병마와 싸우는 가족을 위한 것인지가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가족을 간병하다 생활고, 간병의 고통 등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례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루 10만~15만원의 간병비를 서민이 감당하기 힘든 점과 요양 시설 부족 등 갖가지 사유가 비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여야 보완책 내놓지만…뚜렷한 제도 없어
 
이러한 이유로 국회에서도 간병살인 등 간병으로 인한 비극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 발의가 여야를 막론하고 꾸준합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 11명은 '간병비극 예방 3법'(의료법·국민건강보험법·의료급여법 개정안) 개정안을 공동발의했습니다. 법안은 간병인에 대한 처우 개선과 간병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골자입니다. 민주당에서는 건강보험에 요양병원 간병비를 포함하고 전문 간병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간병 관련 지원 제도 전무했던 건 아닙니다.
 
2021년 뇌졸중 아버지를 간병하던 아들은 아버지가 사망할 때까지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존속 살해죄로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알려지며, 가족의 간병을 하다 생활고 속에서 범행에 이르는 일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인지한 정부는 지난해 관련 대책 마련을 약속하며 돌봄 서비스 지원책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수시로 간병이 필요한 환자가 있는 곳 등에 대한 지원은 미비하다 보니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 도로에서 열린 2023 보건의료노조 산별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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