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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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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와 언론자유

2024-02-23 17:43

조회수 : 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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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둘러싼 언론자유 위협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방심위는 최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바이든-날리면보도에 MBC에 최고 수위인 과징금 징계를 내렸는데요. 이와 관련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당시 심의 현장은 많은 국민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시민단체들은 편파 심의를 감시한다는 목적으로 시민방청단을 모집해 실제 방청에 나섰지만 방심위가 이날 방청인원을 제한해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지켜본 의견진술 과정은 방송사마다 극과 극으로 달랐습니다. 먼저 1심 판결 이후 항소 방침을 밝힌 MBC 측 관계자는 방심위원과 논쟁을 펼치며 보도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박범수 MBC 뉴스룸 취재센터장은 발언을 통해 비속어 발언을 덮으려고 MBC를 희생양 삼은 전략이라며 “MBC를 집중해 때려서 언론을 길들이려는 의도라고 해석되고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특히 당시 기자단이 현장에서 대통령실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고, 문제의 발언이 나온 시점 다음날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해명에 나서는 등 정부가 뒤늦은 대응으로 사태를 키운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이 같은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 후 MBC에겐 최고 수위징계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반면, MBC 이후 의견진술 과정이 진행된 KBS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최동혁 KBS 통합뉴스룸 정치부장은 발언을 통해 송구하다는 입장과 함께 대통령실 입장 이후 문구 삭제, 사과문 등 조치를 설명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또한 최 부장은 바이든이라는 용어에 대해 저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고, 바이든이 과연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라고 설명합니다.
 
KBS는 이례적으로 이날 류희림 위원장으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는데요. 류 위원장은 의견진술서에서 무엇보다 당시 대통령 발언은 사적 발언이었고 이를 잘못 보도하면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이에 대한 종합적 고려 없이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명시한 점은 해당 발언과 관련된 논란에 가세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라고 호평합니다. 이는 결국 KBS에 중징계인 법정제재가 아닌 행정지도 수준의 권고로 징계를 내리는 배경이 됩니다.
 
언론의 존재 이유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언론이 그 사명을 다 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존재 이유를 잊은 언론은 결국 정권의 나팔로 전락하게 됩니다.
 
언론에 대한 주제와 다소 결은 다르지만 23일 방심위는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작 영상에 대해 긴급 차단조치를 내립니다. 당초 딥페이크로 알려진 해당 영상은 확인 결과 짜깁기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제목 역시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 고백 연설로 어떻게 보면 풍자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허위 조작 영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결코 정당하지 않지만 긴급으로 심의를 열어 처리해야 할 사안인지는 의문입니다. 심지어 영상은 지난해 게재됐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는 살아있는 권력을 비판하는 언론보도에 적용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서슬 퍼런 정권의 심기 경호를 위해 방심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님에도 최악의 상황에 대한 가정이 머릿속에서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제 곧 따뜻한 봄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언론 환경은 엄혹한 추위 속에 남아있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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