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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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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
성장통

2024-03-22 21:39

조회수 :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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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요, 한창 키가 자라던 시절 무릎이 참 아팠던 거 같아요. 책상에 앉아서 무릎이 아파서 못 앉아있겠다며 투정을 부렸던 것도 같은데, 얼마나 아팠던 건지 기억은 희미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무뎌지는 거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와의 이별에도 엉엉 울었던 거 같은데, 요즘은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예전만큼 슬프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사랑에도 울어보고,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도 겪으면서 견딜 수 있는 감정의 폭이 깊어진 거 같습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여러 성장통을 겪으면서 예전보다는 조금 단단한 사람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도 그렇더라고요. 막 걷기 시작하던 무렵 뒤뚱거리며 걷다 넘어져 울고, 의자에서 내려오며 넘어져서 울고, 울음이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뛰다 넘어져도 바지를 훌훌 털고 일어납니다. 출근할 때 잠결에 뛰어나와 가방을 붙잡고 가지 말라며 엉엉 울었던 아이는 이제는 혼자 등굣길도 나섭니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겠다며, 엄마의 부재를 즐거워하기도 하고요. 아이도 나름의 성장통을 겪으며, 홀로 설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거겠죠. 
 
(사진=티빙)
 
야구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획득하면서 때아닌 야구 논쟁이 불거졌고,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야구 중계에 나서며 가입자 유치에 나섰던 경쟁사들의 시기와 야구 중계 유료화에 화난 민심을 한몸에 짊어진 채 주말부터 시작될 정규리그 중계를 앞두고 있습니다.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라는 눈초리를 받으며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물론 이용자들은 지불한 가치에 대해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중계권 확보를 위해 1500억원이나 지불하면서 국민들 눈높이에 한참 벗어난 서비스를 준비한 사업자에도 문제는 있죠. 그럼에도 조금만 느긋하게 바라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성장을 위해 성장통이 수반되듯, 이 신규 사업자에게도 성장통을 겪을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늘어난다는 건 장기적으로 보면 이용자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누군가 독점적으로 콘텐츠를 쥐고 있는 것보다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경쟁이 활발해질 수 있는 기반 마련도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누구에게나 성장통이 있었듯 국내 야구 중계도 지금이 성장통을 지나는 시기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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