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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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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의 지각과 구차한 변명

2024-04-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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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시 5분은 10시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작년 초 방영된 드라마 '대행사'의 주인공 고아인의 대사입니다. 고아인은 19년간 일하며 그룹 내 최초 여성 임원까지 거머쥔 인물이죠. 그런 그녀가 팀원들이 회의에 5분 늦자 이처럼 호통을 친 것입니다. 평소 지각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뜨끔했을 법한 말인데요.
 
이 대사는 최근 기획재정부의 '지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는 다음 해 4월10일까지 발표해야 합니다. 4월 첫째 주 화요일 국무회의를 통해 국가결산 안건을 의결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렇지만 올해 기재부는 총선일(10일) 하루 뒤인 4월11일 '2023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2007년 국가재정법 이후 법정 시한을 넘긴 것은 처음입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기재부는 설명 자료를 배포하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국가재정법상 기한은 4월10일이나, 올해는 이날이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행정기본법과 민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익일까지 제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2022년에도 4월10일은 주말이었기에 각각 4월6일, 5일에 보고서가 공개됐죠. 게다가 결산보고서를 보면 56조4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습니다. 나라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7조원 적자죠.
 
낙제점에 가까운 재정 성적표를 숨기고 총선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하루 늦췄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상황입니다. 고아인의 대사를 인용해 말해보자면, 4월11일은 4월10일이 아닙니다. 나라 경기가 어려울수록 제대로 직면하고 국민들에게 대응책을 제시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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