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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bora11@etomato.com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2024-04-19 16:47

조회수 :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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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한 지난 16일 반가운 문자를 받았습니다. 10년 전 현장 취재를 함께했던 선배였습니다. 지금은 취재현장을 떠나 다른 영역에서 일하고 있지만 10주기였던 그날, 같이 현장에 갔던 후배들(저를 포함한)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먼저 이 선배는 자신이 당시 현장서 의욕만 넘쳐서 후배들을 몰아붙인 것은 아니었을까 우려했어요. 자신이 팀장급도 아니었고, 단지 기자에 불과했는데 현장에서 후배들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10년이 지나버렸고, 속시원히 해결된 것 없이 끝나버린 사고지만, 그날만은 잊지 말자고 했어요. 그럼에도 관심을 갖는 언론사가 여전히 많이 있다는 점에 안도하기도 했고요. 현장을 같이 겪었던 동지의 연락은 놀랍고도 반가우면서도 또 아팠습니다. 그날의 아픔과 교훈을 잊지 말자고 연락 온 선배에게 미안하기도 했어요. 
 
16일 아침, 영화를 제작한 세월호 희생자의 아버지 인터뷰가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들으며 출근했어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는 시작됐지만 결국 눈물바다가 되어버렸지요. 그러나 주르룩 흘러내리던 눈물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곧 말라버렸고, 자리에 앉는 순간 일상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오후 내내 그 사고를 잊고 있고 있다가 선배의 문자로 인해 그날을 다시 떠올렸어요.
 
300여 명이 넘는 희생자가 사라져버린 10년 전.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규명되었나요.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선장과 교사의 지시를 잘 따랐던 다수의 희생자들…오히려 지시에 따르지 않고 배 밖으로 나온 이들의 생존률이 높았다고 하지요. 과적과 고정결박 불량, 무너진 지휘체계 만으로 이 사건은 설명되지 않습니다. 
 
머리로 이해되지 않고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는 이 사고와 아픔을 기억하는 수밖에요. 10년 전 진도 그 현장에 잠시 있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보았다고,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무겁고, 숨 쉴 수 없이 답답한 공기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10년 전 진도를 계속해서 기억해야겠습니다. 이해되지 않더라도 자꾸 이야기하고 기억할 겁니다. 그들이 너무 아프지 않았길, 그리고 뭍에서 그들을 끝까지 구하려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고 아직도 그들의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이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량유원지에서 열린 가운데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기억합창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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