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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밀려드는데 주가는 왜…“조선주 오를 때 됐다”

원가·인력난 정상화…하반기부터 이익률 개선

2024-06-13 15:46

조회수 : 1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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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조선업은 호황을 맞았는데 국내 조선주들은 수주 증가라는 호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가 및 인건비 상승으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입니다. 하지만 이젠 오를 때가 됐다는 분석과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고가 선종이 실적에 잡힐 때가 됐고 마진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어섭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이날 13만4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연말 주가가 12만8000원이었으니 반년 가까이 애를 썼지만 주가는 거의 제자리를 맴돈 셈입니다. 지난달 잠시 14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에 비하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조금 낫습니다. 연초 이후 각각 14.96%, 25.29%의 상승률을 기록 중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의 주가 성적을 옆 나라 일본 조선사들에 비교하면 초라할 뿐입니다. 일본 조선주들은 지난해부터 불을 뿜으며 2배, 많게는 5배씩 급등한 상태입니다. 글로벌 조선업 시장에서 중국과 함께 1위를 다투는 국내 조선사들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야드는 정상화됐다”
 
국내 조선사로 수주가 밀려들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해부터 확인되고 있습니다. 선별 수주를 하느라 수주한 선박의 숫자는 중국에 밀려도 고가 선종 위주로 많은 계약을 체결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지금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실적에서 비롯됐습니다. 
 
‘빅3’ 등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은 기대치를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익률이 문제였습니다. 배를 만드는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 부족, 인건비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겁니다. 매출이 올라도 이익이 눈에 띄게 늘지 않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지금도 이 두 가지 핵심적인 문제는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원가 인상분을 수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인력도 급한대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투입한 덕분에 “3월부터 야드가 정상화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상화 단계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국내 조선사들이 고가에 수주한 물량이 차례로 실적에 잡히는 시기가 돌아온다는 것이 긍정적입니다. 2분기 HD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하반기엔 전반적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이제 막 적자를 빠져나온 빅3 조선사들의 이익과 이익률이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당장 2분기 실적도 좋겠지만 하반기엔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표=뉴스토마토)
 
VLAC 발주 급성장 
 
또 하나 기대할 만한 것은 새로운 선종의 등장입니다. 지난해부터 발주가 나오고 있는 암모니아 운반선 VLAC입니다. 
 
암모니아(NH₃)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없는 무탄소 연료로 질소(N)만 분리하면 수소(H) 대량생산이 가능합니다. 수소경제에 필수인 수소연료는 운송하려면 천연가스처럼 액화시켜야 하지만, 액화수소는 영하 252.9도의 온도와 700기압의 극고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비해 암모니아는 영하 33도에서 액화할 수 있어 운송이 조금 더 용이합니다. 1GW 규모 석탄 또는 천연가스 화력발전소 1기에 20%의 암모니아를 혼합해 발전하면 연간 100만톤의 CO₂ 배출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부터 VLAC 발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AC 21척 중 15척을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는 3월까지 벌써 17척을 수주한 상태입니다.
 
만약 발전용 암모니아 수요의 3분의 2 정도인 1.2억톤을 운송해야 한다고 가정한다면 VLAC는 총 2170척 정도가 필요합니다. 해운 분석기관 MSI는 2050년까지 400척의 VLAC가 발주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LAC는 전에는 없던 선종 시장이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조선사들에겐 큰 기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국내 조선 기자재업체들도 이 시장의 성장에 맞춰 VLAC 관련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빅3 목표가 동반 상향
 
여기에 기존에 수주하고 있던 LNG 선박 발주도 늘었습니다. 지난 5월 말까지 올해 LNG선박 신조 발주량은 지난해 34척에서 2배 이상 증가한 78척에 달합니다. 물론 이 선박을 모두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점유율에 맞게 수주량도 늘 수 있습니다. LNG선의 신조선가도 6.1% 상승,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선박 주문은 이제 LNG선에서 VLCC(유조선) 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사들과 경쟁하는 선종이지만 2030년까지 교체 발주가 필요한 VLCC는 400척에 달합니다. 
 
여기에다 삼성중공업처럼 해양 플랜트에 강한 조선사는 FLNG 같은 해양 개발에 필요한 고가 선종 수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이 3분기부터 해양 건조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상승해 연간 이익률 4.0%를 향해 뛰어오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화오션 주가는 방산이라는 특장점 덕분에 빅3 중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군함 유지보수(MRO)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겁니다. 한화오션은 미국 방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호주의 오스탈(Austal) 조선 인수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자회사인 앨라바마의 모빌(Mobile) 조선소를 통해 MRO와 신조 시장을 뚫겠단 계획입니다. 호주와 미국 정부가 이를 승인할지는 내년까지 기다려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주 인도 언론이 인도 정부가 국영기업들이 공동 소유하는 해운회사를 새로 설립해 향후 10년간 1000척 이상의 선박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언제부터일지 알 수 없으나 전 세계 조선사들에겐 분명한 호재입니다.
 
이처럼 단기적으로 또 장기적으로도 조선업과 조선사들에겐 좋은 소식이 많습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실적에도 반영될 예정입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별 반응이 없으니 지금이 좋은 매수 기회인 셈입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HD현대중공업의 적정주가를 기존 17만5000원에서 20만원으로, 삼성증공업은 1만10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한화오션은 2만5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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