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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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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오토모티브, 동아타이어 '헐값합병' 논란

동아타이어 불리한 합병…대주주 지배력만 강화

2024-06-17 06:00

조회수 : 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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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일반 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해 상법의 이사 충실의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사회가 대주주에게 유리하고 일반 주주에겐 불리한 합병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2일 DN오토모티브와 동아타이어는 두 회사의 합병 결정 사실을 각각 공시했습니다. 두 회사는 동일 대주주의 지배 아래 있는 상장기업으로 지난 2017년 분할했다가 7년만에 다시 합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라진 것은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사실입니다. 
 
지배구조 변화 맞춰 분할→재합병
 
지난 2017년 6월 당시 동아타이어공업은 인적분할을 통해 DN오토모티브(존속회사)와 동아타이어(신설회사)로 분할한다는 소식을 알린 후 그해 9월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를 둘로 쪼갰습니다. 분할의 이유는 경쟁력 강화입니다. 
 
당시 이 회사를 지배하고 있던 최대주주는 동아타어이공업의 창업주 김만수 전 회장입니다. 김 회장은 회사를 분할한 뒤 12월에 일찌감치 장남인 김상헌 부회장에게로 주식을 증여했습니다. 그 결과 김만수 회장 28.61%. 김상헌 부회장 22.79%였던 지분 구도는 김상헌 52.24%로 몰렸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3년이 지난 2020년 12월에 김상헌 부회장의 지분 일부는 그의 아들 김민찬에게로 증여됩니다. 이때부터 DN오토모티브의 지분은 김 부회장 35.30%, 김민찬 15.01%로 나눠 갖게 됩니다. 그리고 김상헌 부회장의 주식 중 17.61%에 해당하는 170만주는 증여세 연부연납을 위한 담보로 제공됩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창업주인 김만수 전 회장의 사망으로 김상헌 회장은 상속세 이슈를 안게 됐습니다. DN오토모티브 주식은 증여했지만 동아타이어 주식은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2023년말 기준으로 동아타이어 지분은 김만수 전 회장이 28.61%, 김상헌 현 회장이 12.75%, 김민찬 10.04%, 그리고 DN오토모티브가 12.66%를 보유 중이었습니다. 결국 김 전 회장의 주식지분은 지난 11일자로 김 회장에게 넘어갔습니다. 
 
지난해 11월 상속인에게 확정된 상속세는 270억원입니다. 동아타이어는 올봄 주총에서 주당 1000원 배당을 결의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이 707원에 그쳤는데도 전년과 동일한 1000원을 유지한 것은 다분히 상속세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DN오토모티브도 전년보다 소폭 증액한 주당 3000원을 배당했습니다. 
 
물론 두 회사의 합병 결정은 상속세 때문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DN오토모티브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됩니다. 2022년에 DN솔루션(옛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하면서 지주사 조건을 충족하려면 향후 2년 안에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DN오토모티브가 가진 동아타이어 지분은 12.66% 지분에 불과해 나머지를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문제였습니다. 이를 위해 동아타이어가 DN오토모티브에게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DN오토모티브에게 현금자산이 많기는 해도 동아타이어 주식 확보를 위해 거액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었을 겁니다. 결국 경영진은 큰 돈을 들이는 대신 손쉬운 합병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상속세 때문에 동아타이어의 현금이 탐났을 거란 지적도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동아타이어 소액주주만 피해 
 
이번 합병은 DN오토모티브가 동아타이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합병가액과 비율입니다. DN오토모티브 1주 대 동아타이어 0.1558주입니다.
 
DN오토모티브의 합병가액은 8053억원입니다. 주당 8만583원입니다. 올해 1분기 자본금(지배주주) 1조2126억원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6배입니다. 동아타이어의 몸값은 1724억원, 주당 1만2556원으로 평가했습니다. PBR이 0.45배에 불과합니다. 
 
합병비율은 두 기업의 최근 주가에 근거해 산정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론 자산이 많고 주가가 낮은 동아타이어에게 불리합니다. 동아타이어의 시가총액은 약 1742억원으로 DN오토모티브(8305억원)보다 규모가 작지만, 자본총계가 3800억원에 달하고 1분기 말 현금자산도 570억원, 유동자산 180억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DN오토모티브도 저평가 상태인 것은 맞지만 동아타이어가 더 심하다는 것은 PBR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두 회사는 2017년에 경쟁력 강화를, 7년이 지난 지금은 공정거래법을 핑계 삼았지만, 이렇게 나누고 다시 합치는 결과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만 높아지게 생겼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동아타이어의 이사회가 동아타이어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배반하고 최대주주에게만 유리한 의사결정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현행 상법으론 이들을 제어하거나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기업분할 및 합병은 매년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만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밀려 합병비율을 조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2022년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합병 과정에서 비상장기업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고평가하고 상장기업 동원산업을 저평가했다는 이유로 상당한 논란을 빚었습니다.
 
결국 두 회사는 다시 이사회를 열어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주가에 기반한 기준시가가 아닌 자산가치에 근거해 재산정, 종전 24만8961원에서 38만2140원으로 상향 조정해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동아타이어는 이번 합병과 관련해 내달 11일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일반 주주들의 불만을 불식시킬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DN오토모티브와 동아타이어의 합병계약은 6월12일자입니다.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합병 주총일인 8월5일 하루 전인 4일까지 반대 의사를 제출해야 합니다. 합병이 성사되면 합병법인의 신주는 10월27일 상장할 예정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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