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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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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오만

2024-08-27 14:23

조회수 :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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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상 기후에 대한 뉴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이에 기후학자는 지구의 마지막 경고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도가 1도 올라가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기후학자들은 속도의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1만년 동안 4도가 올라간 것과 100년 동안 1도가 올라간 것을, 100km/h로 달리는 것과 2500km/h로 달리는 것에 비유합니다. 너무 빠르기 때문에 대응 자체가 불가능해 문제인 겁니다.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1만년 전 농경사회로 전환했고 문명이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문명은 점차 고도화 됐습니다. 하지만 너무 빨라진 기후 변화에 기존의 농업 기술로는 대응하기 어렵게 되면서 식량문제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유럽의 밀 가격이 상승했고 밀 생산 2위 국가인 인도는 밀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현재 지구의 위기를 보면서 과거에 했던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행성을 개척하는 게임인데 행성에 도착한 인류는 행성의 자원을 채취해 공장을 짓고 생산을 하기 시작합니다. 게임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행성의 온도를 높여 남극과 북극의 얼음을 녹인 후 식물을 심고 산소를 배출해 지구와 같이 인류가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 게임을 하면서 매번 봉착했던 문제가 있습니다. 자원이 넘치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류가 증가하면 자원이 부족해지는 굴레였습니다. 자원이 부족해지면 인구가 줄어들고 다시 자원량이 늘어나기를 반복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행성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테라포밍(우주 개척 중 지구 외 다른 천체에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조성해 지구 생물이 원활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기계를 설치하다 보면 어느새 홍수가 발생해 공장과 도시가 침수돼 버린다는 겁니다. 그럼 다시 생산량이 줄고 인구가 급감합니다. 당시에 게임을 여러 차례 다시 하면서 벌어질 상황을 예측해 개척을 진행했지만 모든 결과는 대홍수로 모든 공장과 도시가 마비되는 것이었습니다. 
 
홍수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물 주위에 나무를 심고 점차 공장, 테라포밍 기계를 줄이는 겁니다. 모든 공장과 기계가 줄면서 인구수는 급감하긴 했지만 홍수도, 사막화도 일어나지 않는 가장 안정적인 형태의 생태계가 조성됐습니다. 
 
자연적이지 않은, 인공적인 것은 탈이 나기 마련인가 봅니다. 미국에서 1991년 바이오스피어2 프로젝트가 실시된 적이 있습니다. 완전히 격리된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8명의 사람과 3000종의 생물을 투입해 작은 지구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두 번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유리돔으로 인해 일조량 부족으로 식물이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산소량이 줄고 식물과 동물의 집단 폐사로 이어졌습니다. 흙에 투입한 유기물은 산소의 고갈을 앞당겼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바이오스피어 두 번째 프로젝트는 10개월 만에 실패했는데, 원인은 체험자 간의 이해 충돌과 분열과 대립이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여년간 전세계에 시행된 기후 정책만 1500개가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탄소 배출 저감에 성공한 사례는 63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각 나라의 이해관계와 이익 때문일 겁니다. 
 
과학자들은 온난화를 낮추는 방법은 인류가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생태계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인류의 오만, 그리고 분열이 종말의 시계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구 모습. 온난화 극지방 얼음이 녹는 현상이 지구 회전 속도와 회전축 변화에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유럽우주국 홈페이지)
 
 
  • 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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