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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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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에 의존하는 벤처펀드

2024-08-27 15:41

조회수 :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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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벤처펀드 출자 대부분이 정책금융에 의존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벤처펀드 출자자 현황' 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결성된 신규 벤처 투자 펀드 가운데 정책금융 비중은 18.0%로 2022년 12.5% 대비 증가했습니다. 또 상반기 정책금융 출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9% 급증했습니다. 모태펀드는 4.2%, 성장금융은 33.2%, 산업은행은 134% 출자액을 늘렸습니다. 연기금과 공제회의 경우, 135% 출자액이 불었습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벤처 투자 시장에 민간자금 공급이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상반기 일반 법인 출자액은 1조241억원으로 1년 전 1조1679억원보다 12.3% 감소했습니다. 2년 전 1조7709억원과 비교하면 42.2% 떨어졌습니다. 올해 전체 벤처펀드 출자 비중도 20.1%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금융회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금융회사들의 올 상반기 출자액은 1조4773억원으로 2년 전 2조6732억원 대비 반토막 났습니다.
 
문제는 글로벌 정세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증시 등락과 중동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며 하반기 흐름을 가늠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 기관들의 보수적 자금 집행도 점쳐지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이럴 때일수록 '정책금융'이 민간 자본의 벤처 투자 유입을 높이는 시장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입니다. 모태펀드 예산으로 공급해 주는 자금까지 끊기면 생태계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제22회 벤처썸머포럼'에서 "경제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3배 정도인 30조원 규모로 벤처 투자 시장을 성장시켜야만 선진국과의 격차에서 벤처기업 스케일업(규모 확대) 지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벤처기업협회는 민간 주도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벤처+투자 얼라이언스(협의체)'를 출범시킨 상태입니다. 벤처+투자 얼라이언스는 벤처기업협회가 운영하는 금융 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확장해 양방향 디지털 매칭(연결) 플랫폼 구축에 나섭니다. 정부도 벤처펀드 출자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27일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의 비수도권 창업 기반을 두텁게 하기 위해 지역 혁신벤처펀드 출자 예산을 지난해 출자액 2배인 2000억원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에는 정부가 손실을 먼저 부담하고 민간에 수익을 적극 배분하는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4년간 2조원 이상 조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얼어붙은 벤처 투자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과 은행 등 민간 출자자(LP)가 지갑을 여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리스크(위험) 관리가 우선인 불안한 경제 상황 속 민간 기관이 자금 출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책금융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거센 폭풍이 부는 지금, 정책금융은 비바람을 막아주는 나무가 돼야 합니다. 민간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를 줄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폭풍이 그칠 때 나무 밑에 있던 수많은 생명체는 나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 갤러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범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사진=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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