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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남이 사면 상한가, 내가 사면 상투"

2011-10-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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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해외발 변수에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도대체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할 지, 새로운 뉴스가 나와도 호재로 작용할 지 악재로 작용할 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다. 이런 혼란 속에 여러가지 재치있는 격언(?)들이 증권가에 떠돌며 순간이나마 웃음을 주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이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OCI(010060)였다. 사나이답게 화끈한 하락 행진을 이어간다며 붙은 별명이 '남자의 주식'이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OCI 주식을 소셜커머스 상품처럼 꾸며 판매한다는 그림이 올라왔다.
 
'남자의 주식 OCI와 함께라면 차가운 한강바닥도 OK!'라는 제목의 이 그림에는 65만7000원에서 19만5000원으로 65% 할인된다는 설명과 함께 참여자는 '한강!'이라는 문구까지 달았다.
 
'남이 사면 상한가, 내가 사면 상투(꼭지)'라는 격언은 머피의 법칙(Murphy's law)과 비슷하다. 꼬이기만 하는 경우다. '은행 지점장은 집이 3채, 증권사 지점장은 빚이 3억'이라는 얘기도 돈다. 지점장조차 손실을 볼 정도로 주식 투자가 만만치 않다는 의미심장한 문구다.
 
외국인의 이탈을 연기금이 방어하는 장이 계속되면서 '돈버는 사람을 따라가라'는 격언도 뜨고 있다. 결국에는 연기금이 높은 수익률을 얻는다며 연기금 투자 종목을 눈여겨 보라는 의미지만 자금과 시간이 한정적인 개미투자자로는 사실 쉽지 않은 투자 전략이다. 연기금은 요즘 증시를 방어하는 군대(軍隊)이라는 의미인 '연기군(軍)'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최근 호평을 듣고 있는 조언은 '현금도 종목이다'라는 문구다. 장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유럽발 악재가 연일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일단 보유 주식을 현금화한 뒤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유효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바닥이라고 생각하면 지하실이 있다'도 자주 듣는 격언이다. 모두가 지금이 바닥이라고 매수를 권하더라도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외에도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대세는 오래가도 개별종목의 시세는 짧다', '모든 재료가 주가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무릎(발목)에서 사서 어깨(목)에서 팔아라', '주식은 여유자금으로만 하라' 등은 오래 전부터 증권가에서 희자되는 익숙한 조언들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는 대내외 소식들에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주식 투자로 이익을 보기 힘든 현 세태가 반영된 것 같다"며 "당분간은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게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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