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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초점)글로벌시장 터뜨린 '국민투표 폭탄'..그리스 어디로?

2011-11-0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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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그리스 정부의 폭탄발언이 세계 금융시장을 폭삭 내려앉혔다.
 
1일(현지시간)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2차 구제금융안 수용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선언하자, 유럽과 뉴욕증시는 2~5%대 급락세를 보였다.
 
달러대비 유로화는 1% 넘게 하락하면서 2주만에 최저치로 밀려났다.
 
그리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거나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은 그리스의 행보를 위기탈출을 위한 '돌파구'가 아닌 '도박'으로 여기고 있다.
 
◇ 국민투표, 내부반발 극심..조기퇴진 요구까지
 
파판드레우 총리의 발언에 그리스 내부에서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그가 속해있는 사회당에서는 몇몇 의원들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의석수가 의회의 300석 가운데 과반에 못미치는 151석으로 줄게 됐다. 또 6명의 중진 의원들은 공동서한을 통해 조기퇴진을 촉구했다.
 
제1야당인 신민당은 "총리는 그리스의 EU 회원자격을 동전처럼 던져 버렸다"며 "그는 더이상 총리직을 수행할 수 없는 만큼 명예스럽게 물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와이어는 "그리스 국민투표 여부가 사실상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오는 4일로 예정된 내각 신임투표에서 승리해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국민투표로 인한 시장 혼란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반박하며 "이번 투표에 유로존의 탈퇴 여부도 포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그리스 디폴트 우려 또다시 '고개'
 
시장에서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유로존을 탈퇴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제기된 것.
 
스테파노 마노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국민투표를 계속 밀고 나간다면 우리는 결국 디폴트로 내몰릴 것이고 이는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음번 구제금융 지원 집행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도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구제금융안을 거부한다면 결국 디폴트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국민투표 제안이 그리스 국채의 무질서한 디폴트 위험을 높였다"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과 함께 유로존 전체의 금융안정과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전망했다.
 
◇ 유럽국가, 그리스 비난 봇물..긴급회동 개최
 
그리스의 행보에 대해 구제금융을 주도한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유럽 각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미클로스 슬로바키아 재무장관은 "EU의 합의를 다른 회원국들과 상의도 없이 맘대로 결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네덜란드 제1야당인 노동당은"그리스가 계속 국민투표를 주장한다면 EU 정상회의 합의안에 대해 승인하기로 했던 오늘밤 의회 일정에 불참할 수도 있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그리스 문제에 대한 전화회담을 통해 "지난주 합의된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양국은 "이번 합의가 그리스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돌아서도록 만들것"이라며 "그리스가 추가 구제안을 확립하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국을 포함한 그리스 정상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긴급회동을 갖기로 했다. 구체적인 의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자리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사항들을 그리스가 가장 빠른 시일내에 완벽하게 이행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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