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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대법 "삼성선물 '직원 투자사기'책임 현주엽씨에 8억7천 배상하라"

2014-03-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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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직원의 '선물투자 사기'로 손해를 본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현주엽씨(39)에게 삼성선물이 사용자 책임을 지고 8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현씨가 삼성선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8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 직원의 불법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의 사무집행에 관해 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는 사용자로서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원고의 과실여부를 고려해 피고의 과실비율을 50%로 보고 이를 제한 나머지 금액 등을 배상하라고 판단한 원심 판결 역시 타당하다"고 밝혔다.
 
현씨는 지인 황모씨로부터 삼성선물 선물거래상담사인 이모씨를 만나 그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았다.
 
당시 이씨는 "선물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많은 수익금을 지급하겠다. 삼성에서는 투자원금에서 5% 손실이 나면 자동적으로 거래를 정지시키고 고객에게 전화를 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선물계좌는 40억원은 되어야 운용되고 선물거래를 할 때마다 전화통화내역을 녹취해야 하는데 운동선수이니 불편할 것이다. 황씨 명의로 새 계좌를 만들고 거래를 하면 별도 포지션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씨는 이씨의 권유대로 2009년 3~7월까지 6회에 걸쳐 총 17억원을 투자했으나 중국 사업 투자문제로 황씨와 마찰이 생기자 이씨의 권유에 따라 이씨 계좌에 7억3300만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등 총 24억33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씨가 현씨에게 설명한 투자조건은 모두 이씨 혼자 지어낸 거짓말이었고 이씨는 현씨가 투자한 돈을 속칭 돌려막기로 자신이 투자일임을 받은 다른 소비자의 손해를 막는데 썼다. 게다가 이씨는 현씨를 속이기 위해 황씨와 자신 명의의 삼성선물 위탁계좌 잔고내역서를 위조해 발송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현씨는 삼성선물을 상대로 이씨가 수익금으로 지급한 금액을 뺀 21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삼성선물은 이씨와 현씨의 계약관계는 친분관계에 의한 사적인 거래이므로 회사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항변했다.
 
1, 2심 재판부는 그러나 "직원들이 고객의 투자금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일임매매 방식이 편법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었고 원고가 피고 명의의 잔고내역서를 교부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고 믿었다고 보인다"며 "이씨와 현씨의 거래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의 사무집행에 관해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 삼성물산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어 "이씨가 이전에도 일임매매를 하던 고객의 손실을 숨기기 위해 잔고내역서를 위조해 건넨 적이 있었음에도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씨는 선물투자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사기죄로 고소를 당해 징역 2년을 받은 전력이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피고가 이씨에 대한 사무감독에 관해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 역시 선물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투자를 한데다가 본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지도 않은 채 투자했고 투자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 등이 있다"며 삼성물산의 책임을 50%로 제한하고 이씨가 수익금으로 현씨에게 지급한 액수 등을 제한 나머지 8억7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삼성선물이 상고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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