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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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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연초 신상품 '전무'..정책상품만 '줄줄이'

저금리로 자금운용 마땅치 않아..정부주도 주택대출만 폭증

2015-03-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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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해마다 연초가 되면 줄줄이 나오던 은행권 수신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굴릴 때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돈을 적게 받으려는 것이다. 반면, 정부 주도로 기획된 초저금리 주택대출 등에는 출시도 전에 반응이 뜨겁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가운데 올 들어 특별판매를 제외한 수신 신상품을 내놓은 곳은 우리은행(000030)에 불과하다. 최근 우리은행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해 최고 2.5% 금리를 주는 '우리YG적금'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나머지 은행들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수신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3년전부터 연초 수신상품을 내놓는 기획 자체가 사라졌다"며 "이번달에 내놓을 기획 상품이 있지만 그마저도 금리가 높지 않을 듯"이라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저금리 기조로 수신자금을 운용할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보다 예대마진이 많이 감소한 상황에서는 자금유입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고객이 돈을 맡겨도 대출할 곳이 마땅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판매기한과 액수를 제한한 특별판매 상품은 눈에 띈다. 특판 금리도 그나마 많아야 3% 초반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행은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기원적금'을 7월 29일까지 판매하고, 농협은행은 류현진 선수의 메이저리그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NH 류현진 정기예·적금'를 4000억원 한도로 내놨다.
 
은행에서는 예·적금보다는 투자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고객들이 실질적인 재테크 수단으로는 주가지수연계예금(ELD)나 파생결합사채(ELB) 같은 정기예금에 투자상품을 혼합한 방식에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 자체 상품의 기획은 부진하지만 정부 주도로 출시되는 정책상품은 관심이 뜨겁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우리은행을 통해 1%대의 파격적인 금리로 집을 살 수 있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대출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상품이 출시되기도 전인데 지점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현재 금융당국의 상품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경우 연 2%대 갈아타기용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 '안심전환대출'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내놓은 이 대출은 대출받은 지 1년 이상 된 은행권의 변동금리·원금 일시상환 대출을 고정금리·원리금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안심전환대출 취급 과정에서 높은 금리의 기존 대출 대신에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를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사들이 자금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자체 상품 기획도 어려운 상황인데, 금융사의 수익성 악화는 감내하라는 식의 정부 주도 상품에 대한 수요는 빗발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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