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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데드라인 또 연장…'고강도 구조조정' 기조 꺾이나

당국, 용선료 협상 잇단 지연에도 "큰 진전 있다" 긍정 시그널

2016-05-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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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당국의 현대상선 처리 결과가 조선과 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기업 구조조정 분위기가 한풀 꺾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 구조조정의 핵심 키로 떠오른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이 마감시한을 여러 차례 연기하면서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을 법정관리로 넘기며 구조조정의 시작을 알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천명한 속도전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현대상선 이후'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과 강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시한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미뤄졌다. 금융당국은 애초 현대상선이 이달 중순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매듭짓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지난달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월 중순까지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나 이달 20일이 지나자 금융위는 '물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후 금융권에서는 이달 30일을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의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봤다. 현대상선이 회사채 투자자(사채권자)들의 집회가 열리는 31일 의미 있는 협상 결과를 들고 가야 채무 재조정에 성공할 가능성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또 다시 마감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임종룡 위원장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최종 협상 결과가 오늘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현대상선의 전체 용선료 협상을 좌우할 주요 컨테이너선사들과의 협상이 매우 의미 있는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은 관계자는 "17개 벌크선주사들에게는 최종 제안을 제시한 상태"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전이 있어도 최종 협상 타결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협상이 100% 타결되기 까지 그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이 희망적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도 "아직 조정률이나 시기 등에 관해 합의에 이른 상황은 아니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구조조정 '칼끝'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부실 기업을 퇴출시킬지, 제3의 방안을 포함해 경영 정상화를 유도할지에 대해서다. 법정관리 돌입 시한을 여러 차례 미루면서 '정부가 현대상선을 법정관리에 보낼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불사하겠다는 엄포는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에서 우위를 뺏기지 않겠다는 카드였다"고 말했다.
 
조선업의 경우에도 최근 STX조선의 법정관리가 사실상 결정되면서 대형, 중소조선사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돌입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좀더 지켜보다는 시각도 있다. 
 
◇30일 오후 현대상선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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