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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중미와 무역자유화…비중 0.41% '보여주기' 지적도

자동차 등 10년내 92% 이상 관세 철폐…"당장 성과 어려워"

2019-09-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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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한·중미 FTA로 한국과 중미 5개국은 각각 수입액 기준 98~100%, 93~99%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철폐한다. 이를 통해 중미국가와 높은 수준의 무역 자유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미국가와의 무역규모가 미미해 통상분야에서 단순 실적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악화된 교역조건 속에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자 간 주요 통상논의에서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13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미 5개국 대사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호르헤 발레리오 코스타리카 대리대사, 비르힐리오 파레데스 온두라스 대사, 밀톤 마가냐 엘살바도르 대사,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 루벤 아로세메나 파나마 대사, 웬디 팔마 니카라과 대사. 사진/산업통상자원부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은 중미 5개국에 수입액의 86~97% 품목 관세를 철폐한다. 1일 발효되는 온두라스와 니카라과는 각각 96.4%, 95.7% 품목의 관세가 즉시 사라지고, 파나마는 86.3%, 코스타리카 97.8%, 엘살바도르 93.3% 등이다.
 
중미의 대한국 관세 즉시철폐 비중은 27.9%~91.9%다. 온두라스와 니카라과는 각각 27.9%, 31.0%로 즉시철폐 비중이 낮지만 10년 내 92% 이상 관세가 사라진다. 엘살바도르, 파나마, 코스타리카는 즉시철폐 품목 비중이 67.2%, 83.8%, 91.9%다.
 
품목별로는 코스타리카에서 15% 관세를 매기던 알로에음료가 즉시 무관세된다. 1~15% 관세를 부과하던 자동차와 관세 15%의 공조기는 세부품목에 따라 일부품목이 즉시철폐된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자동차(1~30%), 축전지(15%), 직물(10%)이 세부품목에 따라 일부품목 관세가 즉시 사라진다. 온두라스는 축전지(15%), 승용차(15%), 타이어(5~10%), 서스펜션(5%), 니카라과는 알로에음료(15%), 기타직물(10%), 플라스틱제품(5%) 등이 즉시철폐된다. 파나마에서는 승용차타이어(10%), 귀금속(10%), 브레이크, 클러치(8%)가 즉시철폐에 해당된다.
 
관세혜택에 따라 중미시장에서 수입수요가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가공음료, 타이어, 축전지 등의 공산품 등이 해당된다.
 
다만 이번에 FTA를 체결한 중미 5개국의 경제규모나 한국과의 무역규모를 고려하면 통상분야의 큰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통상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실적쌓기에 연연하기보다 실질적인 성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무역보복 등 불안한 통상환경에서 정부가 대체 시장 개발 등을 목표로 중미시장을 성과로 얘기하고 있지만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미 FTA 재협상 외에 뚜렷한 통상분야 성과가 없는 현 정부의 실적쌓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을 중심으로 신보호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여러 국가들끼리 뭉치는 메가 FTA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며 "발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한국이 뒤쳐질 위기"라고 덧붙였다.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RCEP, TTP 등 메가 FTA에서 진척이 더디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미 수출, 수입액은 각각 25억달러, 5억달러 수준이다. 각각 전체 수출액의 0.41%, 0.08%에 불과하다.
 
이번 FTA가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포석을 쌓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이미 주요국과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대상국을 넓히고 블록을 채워가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일본과 멕시코가 FTA를 체결하고 한국이 멕시코와 FTA를 못하는 것처럼 통상에서는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중미시장에 변화가 생길 때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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