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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한전 빚 '200조원 돌파'…하반기 '전기료 인상' 압박 커질 듯

4분기 또 적자…올해 7조원 추가 적자 전망

2023-08-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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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한국전력의 빚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하면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금 조달용인 한전채의 법정 발행한도 초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소위 '빚 돌려막기' 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전의 심각한 '재무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하반기 추가 인상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22일 한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겼습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192조8000억원에서 반년 새 8조원가량 늘어났습니다. 한전 부채는 2020년 말까지 132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말 145조8000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어 2022년 말 192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이번에 200조원대로 올라섰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국내 전기요금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 등 2021년 이후 47조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이어져왔습니다.
 
지난해부터 5차례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에 한전의 수익 구조가 점차 정상화되는 추세지만, 재무 구조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로 평가됩니다.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보면 한전은 올해 연간으로 약 7조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됐습니다. 영업손실이 늘어나면 한전은 내년 신규 한전채 발행 등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22일 한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겼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전은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는 20조9200억원이나 영업손실이 7조원 불어난다면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이 약 14조원이 됩니다.
 
이 경우 한전채 발행 규모가 약 70조원에 그칩니다. 이는 현재 한전채 발행 잔액(78조9000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현재 한전은 하루 평균 약 70억원, 한 달 약 2000억원을 순전히 이자로만 치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전은 2021년 이후 급속히 불어난 누적 적자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한전 측은 "2023년 말 대규모 적립금 감소와 향후 자금 조달 제한이 예상된다"며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현실화, 자금 조달 리스크 해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력 판매가격 상승으로 역마진이 재현되면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배럴당 70달러선에서 등락하던 두바이유 가격이 최근 89달러대까지 오르는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미 수차례 전기요금을 올린 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기요금의 단계적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번 정부 들어 매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했다"며 "요금 인상도 필요하지만 속도조절도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름철 성수기 높아진 전기요금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계통한계가격(SMP) 등을 고려하면 3분기부터 영업 실적 흑자 전환 달성 여지는 충분하다"면서도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는 유가가 시차를 두고 내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원가 상승 부담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2일 한전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겼습니다. 사진은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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