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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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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패권전쟁)①한중일 삼국지, 왕좌는 누가

중국에 내준 선두, 탈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2023-09-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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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전기차는 디지털전환과 친환경을 모두 포괄하며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합니다. 그 속에 핵심 엔진인 배터리는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패권경쟁의 승자를 가릴 열쇠로 부상했습니다. 코로나19부터 경기부양을 위한 보조금 수혜를 받으며 전기차 시장이 활황을 띠었고 덩달아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긴 적자 늪에서 벗어나 급성장했습니다. 그러다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시경제 불안으로 통화긴축 기조가 강해지고 신산업에 집중됐던 유동성이 걷히며 배터리 점유율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보조금이 줄자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경쟁에 불을 질렀고 배터리도 원가절감 기술에 초점이 맞춰진 게 최근 양상입니다. 국내선 원가절감에 필수적인 원자재 수급 관련 포스코와 에코프로 등이 증시에서 각광받기도 했습니다. 당분간 혹독한 가격경쟁이 예상되는 한중일 삼국 배터리 경쟁 속에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밟을 공략지점을 진단해봤습니다. (편집자주)
 
 
한중일 삼국경쟁에서 중국이 앞서가는 가운데 미중갈등과 같은 기술 패권경쟁이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로 부각됩니다. 과거 배터리 선두였던 한국이 다시 중국을 앞지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내서도 회의적인 반응들이 나옵니다. 가격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득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유럽이 중국 확장을 견제하는 틈에서 기회가 있다는 데 분석가들의 견해가 일치합니다.
 
앞서간 중국 따라잡으려면…“미중 갈등 공략해야”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국산 삼원계(NCM) 배터리 제조사들이 사실상 보급형 취급했던 중국 LFP 배터리는 점유율 면에서 선두를 차지해 이미 상당한 격차를 벌렸습니다. SNE리서치가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시장 점유율 집계에선 기존 중국 전기차 시장을 점유한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터리 1위는 중국 CATL이며 2위 LG에너지솔루션이 원조 배터리 강국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배터리 사용량 기준 글로벌 점유율은 CATL이 36.6%로 1위를 유지했고 2위는 BYD(16%, LG에너지솔루션 14.2%)에 내줬습니다. 중국 내 전기차 점유율 1위인 BYD는 수직계열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배터리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을 뺀 배터리 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8.2%로 1위를 지켰지만 전년 동기 28.5% 대비 소폭 하락했고 CATL이 20.6%서 27.6%까지 도약했습니다. 이하 3위부터 파나소닉(15.6%), SK온(11.2%), 삼성SDI(8.8%)는 점유율 하락폭이 컸습니다. 6위 BYD는 또 0.5%에서 1.6%로 확장했습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전문연구원은 “중국산 LFP 배터리 채택이 확대되며 과거 국산 NCM 배터리가 시장을 주도했던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CATL이 기술이나 가격적으로 우위에 섰고 LFP 배터리도 낮은 전기밀도 단점을 빠르게 보완해 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CATL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가 견제용으로 파나소닉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면서 일본도 힘겹게 자리를 유지하는 형편입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에 패권을 내줄 수 없는 미국과 공조하면 국산 배터리도 점유율을 넓힐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중국산 광물 사용 배터리 수입을 규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입니다. 중국이 IRA를 우회하기 위해 한국과 합작투자를 시도하는 환경 역시 국산 배터리엔 유리합니다. 
 
중국 역시 자국 시장 한계를 벗어나려 안간힘을 씁니다. CATL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 중입니다. 헝가리 데브르텐에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규모를 능가하는 새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 상징적입니다. 하지만 유럽도 미국 IRA처럼 중국산 배터리에 제동을 걸려 합니다. EU 배터리법이 입법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국산보다 중국산 배터리 제약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배터리 시장 진검 승부는 2028년부터”라며 “그 때까지 유럽 내 수직계열화를 잘 진행시킨 기업을 가려내는 동시에 한국 배터리 기업에 우호적인 북미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일본 전고체 한방 준비…고부가 틈새시장 공략
 
기술적으로는 CATL이 완충 시 최대 700km 주행 가능한 LFP 배터리를 올해 또는 내년부터 양산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삼원계 배터리로서는 가장 큰 강점인 에너지밀도 기술에서 도전받게 됩니다. 본래 저렴한 게 강점인 중국산 LFP 배터리는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경쟁 국면에서 한층 유리해졌으며 이제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LFP 배터리 중 가장 많이 쓰는 철은 IRA 규제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습니다. 중국 내 풍족한 철 매장량까지 고려하면 한국의 선두 탈환은 힘겨워 보입니다. 국내 삼성, LG, SK 배터리 3사도 완성차 고객의 주문에 따라 뒤늦게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추격엔 시간이 걸립니다.
 
기존 NCM 배터리 약점을 보완하고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게 가장 현실적이란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이런 관점은 전기차 폭발 사고로 불거진 NCM 배터리의 안전성 기술 개선을 급선무로 꼽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LFP에 대해선 NCM 배터리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금세 따라잡거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완성차들이 중국산만 쓸 수 없는 만큼 NCM과 LFP 양쪽 영역을 모두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토요타가 하이브리드차량에 집중해 1위를 수성하며 순수전기차 경쟁에 거리를 두는 것처럼 배터리도 나중의 역전기회를 노립니다. 2027년 또는 2028년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계는 안정성이 최대 강점이며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기존 배터리를 앞도할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업계 내 의구심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삼성SDI도 개발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SDI 역시 2027년 양산 목표로 현재 기술 시험단계를 거치는 중입니다. 지난 6월 국내 대학 연구진(전남대 박찬진 교수팀)이 화재 안전성과 실용성이 높은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상용화된다면 초기 가격이 매우 높아 중국산과 거리가 있는 고급 전기차 영역에서 기초를 다질 것으로 점쳐집니다.
 
채희근 KB경영연구소 산업연구팀장은 “차세대 배터리가 출시되더라도 현재 배터리를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갈 전망”이라며 “이는 안전성 점검, 생산 라인 및 소재 부품 밸류체인 구축, 원가 안정성 확보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생산 공정 노하우가 많은 현재 배터리 강자들이 차세대 배터리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측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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