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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가 히딩크?

2023-10-23 11:45

조회수 :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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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 화곡푸르지오아파트 경로당에서 열린 '동대표·부녀회·노인회장단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축구 역사상 단 9명뿐인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한 명장입니다. 클럽 감독은 물론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남겼고 지난 2002년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정치권에서 히딩크 감독이 언급됐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전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2002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히딩크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는데, 그 전엔 '5 대 0'이라고 조롱을 많이 당하면서 교체론까지 나온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 이후 김기현 대표 체제 유지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자 김 대표를 믿고 가야 한다는 옹호성 발언을 한겁니다. 
 
유 전 수석대변인은 "결국은 내년 4월 총선에 모든 것의 초점이 맞춰져 있고, (패배는) 거기에 반면교사로 삼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이 5대0으로 대패한 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당시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에 대한 명확한 현실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럽 일류 선수들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축구는 기술 85, 전술 60, 스피드 80, 자신감 60, 성취동기 100이다. 반면 힘과 지구력 50, 경기 중 의사소통 및 책임감 20. '체력 없이는 정신력도 없다'라는 말을 했는데, 우리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 지휘 아래 체력 훈련이라는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던 상황입니다. 선수들 사이에 존댓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유명한데, 의사소통을 위한 문제점 개선이었습니다.
 
한 번의 경기 결과가 나빴을지 모르지만,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고, 실제 월드컵에서 거듭된 연장전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과 투지를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과연 김기현 대표는 히딩크가 될 수 있을까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유 전 수석의 말처럼 좋은 경험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내년 4월까지 체질 개선에 나설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현재 국민의힘 보여주는 모습이 과연 국민들 눈높이에 맞습니까.
 
김기현 대표가 당선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전 대표가 제쳐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때문에 대통령실의 의지에 따라 당이 움직인다는 비판도 계속해서 남아있습니다.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했지만, 영남권의 친윤계 의원이 다시 사무총장에 앉았습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공천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히딩크 감독이 축구협회의 눈치만 봤다면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요. 지금 국민의힘에게는 축협이라는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지않고, 전면 개편이라는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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