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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bora11@etomato.com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
외교부 18층

2024-04-03 10:13

조회수 :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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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외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간 업무협약식이 개최됐습니다. 중소벤처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외교부가 운영하는 재외공관이 역할을 맡게 된 건데요. 이를 약속하고 다짐하기 위한 행사가 외교부 건물 18층에서 열렸어요.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외교부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외교부가 외부 단체나 부처와 업무협약식을 '공개' 행사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광화문 정부청사에 금융위원회와 통일부, 교육부 등 각종 부처가 삼삼오오 모여있는 것과 달리, 외교부는 정부청사로부터 100m 떨어진 지점에 단독 건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분 탓인지, 외교부 건물의 인구밀도는 광화문 청사와 현격한 차이가 있는 듯했어요. 무엇보다 더 쾌적하고, 깔끔하며 격이 있어 보였습니다. 행사가 열린 홀(룸)의 이름 마저도 '서희홀' 이었어요. 이 얼마나 고풍스럽고 우아한지요. 행사장인 18층에서 17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는 카펫이 깔려 있었고, 곳곳에 엔티크풍의 의자가 놓여있었습니다.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의전이 몸에 익은 외교관, 외교부 당직자들은 행사 내내 한편에 도열해 있었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었습니다. 외교부 유럽경제외교과장의 매끄러운 진행에 양측의 인사말씀, 업무협약식 사인과 사진촬영, 산하기관들의 업무협약과 사진촬영 등 그 무엇 하나 막힘없이 물 흐르듯 연결됐습니다. 엄숙하고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는 그렇게 끝마쳤습니다. 외교부 업무의 기본이며, 전부라고도 일컬어지는 '의전'을 경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의전이란 좁은 의미에서는 국가·외교 행사, 국가원수 및 고위급 인사의 방문과 영접에서 행해지는 국제적 예의(국가의전)를 의미하지만 넓게는 사회구성원으로서 개개인이 지켜야 할 건전한 상식에 입각한 예의범절(사교의례)을 포함하는 용어입니다. 
 
외교부에서 협약식이 열린 뒤, 별도의 중기부 기자간담회는 외교부 건물이 아닌 인근의 다른 사무실에서 열렸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외교부 당직자들은 '안 그래도 외교부 인력이 모자란데, 이번 업무협약으로 업무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다소 곤란한 질문에도 '원래 민생 경제 지원 업무가 주요 업무 중 하나였기 때문에 부담이 아니라'고 웃으며 답할 정도로 능숙하고, 예의 바르게 답했습니다.
 
하나같이 생글생글 웃으면서도 깔끔하고 스마트한 답변을 내놓은 외교부 당직자들의 모습을 보고, '속마음도 같을까'라는 의심이 들긴 했지만요. 그간 간혹 감정적인 태도로 동료를 대했거나, 프로답지 못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쳤습니다. 나이 40이면 꽤 멋진 어른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이렇게 배우고 고쳐야 할 게 많네요. 프로페셔널하며, 예의를 갖춘 그들의 모습과 태도를 참고 삼아 더욱 겸손하고 프로다운 어른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외교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일, 외교부 18층 서희홀에서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중기부)
 
  • 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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