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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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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배달 전쟁'…애꿎은 피해자 없길

2024-04-08 21:01

조회수 :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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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 플랫폼 업계가 시끌시끌합니다. 바로 무료 배달때문인데요. 쿠팡이츠가 먼저 쏘아올린 배달료 무료정책에 업계 전체가 출혈을 무릅쓰고 동참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출혈 경쟁의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점유율 때문입니다. 추격자 입장인 쿠팡이츠는 어떻게든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이고, 공고한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은 보유하고 있는 점유율을 어떻게든 지켜야 하는 입장입니다. 요기요 역시 뒤처지면 도태된다는 절박감에 참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스토마토)
 
결국 한정된 시장 안에서 파이를 키우려는 업체 간 치킨게임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됐는데요. 아직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지만, 그 결말에 아무도 웃지 못하고 모두가 애꿎은 피해자가 될까 저어됩니다.
 
하나하나 따져 보면, 이번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해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일단은소비자로 보입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배달 플랫폼 업체가 부담함으로써 일종의 혜택이 제공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시각인데요. 만약 이번 경쟁에서 1~2개 업체만 남고 나머지 업체가 고사하면 독과점 논리에 따라 향후 배달료가 어떤 방식으로든 오를 공산이 큽니다.
 
외식업계도 소비자들을 다시 배달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상황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식업계의 근간이 되는 외식업주들의 상황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현재 배달 앱들의 경쟁이 이어지는 무료 배달 서비스는 모두 정률제 수수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정률제란 업주의 매출이 늘어날수록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많아지는 구조인데요. 현재 업주는 배민에는 6.8% 쿠팡이츠에는 9.8%의 중개수수료를 뭅니다. 요기요는 12.5%의 수수료로 가장 높습니다. 이 때문에 무료 배달로 매출이 늘면 업주들이 플랫폼 업체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많아져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는 결국 음식값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료 배달 전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배달 플랫폼이 승자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들 업체 모두 최대 주주가 외국계 기업으로 승리에 대한 결실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배달의민족은 지난 202242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4127억원의 배당금을 안긴 바 있습니다.
 
과한 가정일 수도 있지만, ‘혜택이라는 표현으로 가려진 이 같은 무료 배달 전쟁이 국내의 애꿎은 피해자들만 남긴 채 끝나지 않길 바라봅니다.
 
  • 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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