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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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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그렇게 환경을 오염시킨다며?"

2024-08-09 08:02

조회수 :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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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30도를 넘는 무더위를 견디며 새삼스레 기후위기를 느끼는 요즘입니다. 인공지능(AI)의 발달이 기후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AI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가 동시에 나옵니다. AI와의 대화 한 번에 물 500ml가량이 사용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면 2027년 경 영국 전체 물 취수량의 절반 정도가 필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물뿐만 아니라 탄소배출량도 어마어마합니다. 구글의 경우 핵심제품 전반에 AI가 도입되면서 탄소배출량이 4년 전보다 48% 증가했습니다.
 
AI 입장에서도 억울한 면은 있습니다. 챗GPT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챗GPT가 물을 그렇게 많이 쓴다며?"
 
그러자 챗GPT는 "최근 AI 모델,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이 운영되는 데 있어 물 소비량이 상당하다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는 주로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챗GPT가 물을 많이 사용한다고 말하는 것은 과장된 표현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빅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 센터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겁니다.
 
문제의 초점을 조금 바꿔야겠군요. 데이터가 수질을 비롯한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정확하겠어요. 모든 것이 디지털 데이터로 남는 세상입니다. 명세서도, 중요한 자료도 전부 디지털 데이터입니다. 우리도 모르는 새 저장되고 있는 가장 흔한 디지털 데이터는 웹 캐시, 혹은 이메일입니다.
 
이메일을 저장하는 데이터센터에서는 메일 1건당 4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메일 데이터가 서버 전산망에 보관된 채로 열이 발생하면 그 열을 식히기 위해 1GB당 32kWh(킬로와트시)의 전기도 소모됩니다. 냉각수도 필요하겠죠.
 
읽히지도, 지워지지도 않은 채 데이터센터에 잠든 이메일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환경부 등 정부부처에서는 메일함 비우기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메일 삭제를 통한 탄소배출량 감축은 그 효과가 실제보다 과장된 면이 있습니다. 오히려 이메일보다 탄소배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대용량이 데이터가 전송되는 영상 스트리밍입니다. 1MB당 11g의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AI만큼이나 우리 인간들도 데이터를 펑펑 쓰고 있었습니다.
 
AI의 '억울함'을 논하긴 했지만 사실 AI가 발달할수록 데이터센터가 늘어나고, 탄소배출이 증가하는 건 자명해보입니다. AI를 통한 기술 발전과 환경 오염 저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챗GPT에게 물어보지만 아무래도 아직 모르는 것 같습니다.
 
챗GPT가 만들어준 인공지능으로 인한 환경 오염 그래프. (사진=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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