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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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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현광 기자입니다.
자제력은 소모성 자원이다

2024-08-16 18:11

조회수 :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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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력은 소모성 자원이다.”
 
한 실험이 있습니다. 갓 구워 맛있는 향기가 솔솔 나는 초코칩 쿠키와 무를 두 그룹의 대학생들에게 제공했습니다. 한 그룹엔 초코칩 쿠키만 먹으라 지시했고, 한 그룹엔 무만 먹으라 지시했습니다. 당연히 무만 먹은 학생들은 초코칩 쿠키가 먹고 싶었지만 꾹 참았겠죠? 
 
전과학기술대학교 식품조리계열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2019년 5월 10일 교내에서 쿠키를 만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 이후 두 대학생 그룹은 복잡한 퍼즐 문제를 풀도록 요구받았습니다. 아주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어떤 그룹이 얼마나 열심히 푸는지를 보는 실험이었던 거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쿠키를 먹은 그룹은 평균 19분 동안 34번의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쿠키를 못 먹고 무만 먹은 그룹은 평균 8분 동안 19번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문제를 푼 시간만 놓고 봤을 때, 쿠키를 먹은 그룹이 두 배 이상의 노력을 들인 거지요.
 
어떤 차이였을까요? 심리학자들은 이와 유사한 다수의 연구를 통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자제력은 소모성 자원이다’라는 겁니다. 무만 먹은 그룹은 '초코칩 쿠키를 먹지 않기 위한' 자제력을 이미 많이 소모했기 때문에 퍼즐 문제에 쏟을 자제력이 고갈됐다는 겁니다. 위 사례는 책 <스위치>에 나온 내용입니다.
 
제가 이 내용을 접하고 처음 느꼈던 감정은 '위안'이었습니다. 잠들기 전, 혹은 주말을 맞이하기 전 자기 계발의 의지를 불태우곤 합니다. '내일은 꼭 책을 읽을 테야!'라고 말이죠. 하지만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을 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유튜브를 코를 박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곤 하죠. 내 의지력이 이것밖에 안 된다니...
 
'자제력은 소모성 자원'이라는 말에 기대서 생각해보죠. 내가 가진 자제력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일에 쏟아부었던 건 아닐까요? 물론 자기합리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우리가 가진 자제력을 충전할 시간을 갖는 데 야박하진 않나요? 저만 그런가요?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주말 동안 자기 계발이나 혹은 나름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혹시 그것을 수행하지 못하더라도, 자책이 아닌 '아, 이번 주는 내가 가진 자제력을 너무 많이 써서 남아 있는 게 없구나'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텅 빈 '자제력 주머니'를 채우고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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