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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표

(토마토인터뷰) 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본부장

2011-07-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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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추진 본부장 : 1991 하나은행 입행(전략기획, M&A 업무), 2005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시너지 업무, 2007 하나은행 신사업부문 총괄
 
앵커 : 토마토인터뷰, 오늘은 SNS와 은행업이라는 주제로 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장님 모셨습니다. 제가 듣기론 최근 모바일과 금융 관련 부문에서 해외에서도 아주 많은 상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온라인에서는 SNS, 즉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흔한 말로 ‘대세’ 라고 하는데요, 기업에서도 관심이 많으리라 짐작됩니다.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한본부장 : 최근 Web 2.0 시대가 열렸다고들 합니다. 그 중심에는 단연, SNS가 자리잡고 있죠. 얼마전까지만 해도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한 포털사이트에 온라인 인구가 몰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 인구가 SNS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스마트폰의 열풍이 이에 한 몫을 합니다. SNS가 언제 어디서든 이용 가능하게 된 겁니다. 즉, SNS 일상점유율이 높아 진 것입니다. 기업들은 이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경우에 고객과의 공감대 형성과 소통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열쇠입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소통에 있어 최근 그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 SNS가 기업의 마케팅 채널로서 의미가 크다는 말씀이신가요?
 
한본부장 : 네. 그렇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TV 같은 매스미디어에서 기업의 광고를 보고 상품을 인지하게 됩니다. 또한 지인들에게 입소문을 듣고 구매로 이어지는 형태였습니다만, 최근에는 검색과 SNS가 최우선적인 고객과의 접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의 의견 보다는 SNS상에 있는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의견과 추천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기업 주도적 소통에서 웹검색, 나아가 SNS를 통한 고객 주도적 소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기업은 그에 맞춰 대응할 수 밖에는 없는 상황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그런 SNS의 빠른 정보 확산력은 기업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의미한다는 점입니다. 굴지의 석유회사 BP가 심해유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의 기름유출 사고의 경우 덮으려다가 SNS상에서 비판이 시작돼서 급속하게 퍼졌고,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이동식 트럭 한 대로 시작한 코기(Kogi) 라는 미국의 레스토랑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어느 지역으로 간다’ 라는 정보를 고객들과 공유하고, 고객들이 이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뒀죠.
 
앵커 : 네 재미있는 사례네요. 그렇다면, 바람직한 기업의 SNS 마케팅 활동이란 어떤 것일까요?
 
한본부장 : 기업의 SNS 마케팅은 ‘그 사람의 주변에 누가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고객과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분석하고, 관계집단의 특성을 파악해야겠죠. 그리고 나서 그 집단에게 어떠한 상품과 서비스를 어떤 형태로 제공하겠다 하는 목표가 뚜렷해야 됩니다.
  
기업이 SNS상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은 목표에 대한 전략이 뚜렷해야 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 내/외부 소통, 브랜드 이미지 PR, 그리고 상품/서비스 마케팅인데요, 이 4가지를 따로, 또는 통합적으로 수행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경우든 최고경영자의 이해와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하나은행은 SNS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요?
 
한본부장 : 하나은행은 앞서 말씀드린 4가지 활동을 모두 하고 있습니다. 먼저 CSR 은, 양방향 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SNS의 특성을 활용해서, ‘어떤 사회공헌 활동을 하겠다, 고객 여러분도 참여해달라’ 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러면 SNS를 통해서 고객들이 스스로 이걸 전파하고, 함께 할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기업 내/외부 소통 채널로도 SNS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업계 최초로 ‘하나트위터’ 라는 사내 SNS를 만들어 운영함으로써 신속한 내부소통의 채널로 자리잡게 했습니다.
 
고객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기존의 인터넷 뱅킹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신속한 양방향 소통의 채널로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내에 아이디어 게시판을 개설해서 고객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도 외부 소통의 좋은 예라 하겠습니다. 한 달만에 총302건의 고객 제안이 접수되었으며, 이중 일부는 상품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PR활동 역시 기업이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데 그치던 전통적인 PR에서 벗어나, SNS상에서 고객들과 친근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예로써, 10~20대 젊은 사용자층이 많은 ‘미투데이’의 경우, 브랜드 네임인 ‘하나’를 의인화 한 캐릭터 ‘신입행원 하나씨’를 내세워 좀 더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품, 서비스의 마케팅 부문입니다. 저희는 SNS 유저들의 집단지성활용, 즉 프로슈머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출시한 ‘나의 소원 적금’의 경우, 각각의 소원 에피소드별로 고객들의 사연과 상품에 대한 의견을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고, 고객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여 8월 내에 “나의 소원 적금 시즌2”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상품의 개발과 판매, 사후 관리 과정까지 아울러 집단지성을 활용한 상품 마케팅의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앵커 : 그렇다면 기업들이 SNS를 활용함에 있어서 조심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한본부장 : 우선 과도한 자사 홍보는 지양해야 합니다. 노골적인 홍보활동은 곧 언팔로우로 이어지거든요. 반대로 너무 활동이 뜸해도 안됩니다.
  
자사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대한 링크만 제공해서 컨텐츠의 한계를 짓는 것도 좋지 않지요. 경쟁사의 컨텐츠도 포스팅하는 용기가 더 많은 고객을 불러들입니다.
 
SNS 계정을 운영하면서 직접적인 멘션에만 신경쓰고 고객들끼리 자사의 브랜드에 관해 대화하는 것을 모니터링 하지 않는 것은 큰 실수이지요.
 
프로필에 아무런 정보를 올려두지 않고 인간적인 매력을 전혀 풍기지 않는 딱딱한 기업 SNS 계정도 매력이 없습니다.
 
SNS와 홈페이지간에 고객 공유를 하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홈페이지 방문자를 SNS로 유도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링크나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앵커 : SNS는 해외에서 먼저 활성화가 되었는데요, 해외 금융기관들의 SNS 마케팅 성공사례가 있을까요?
  
한본부장 :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SNS를 통한 대표적인 마케팅 성공사례는 찾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만, 다음 두 가지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트위터 탄생 초기부터 트위터를 온라인 고객센터로 활용한 사례로 유명합니다. 자사 트위터를 오직 민원과 CS의 채널로만 부각시켜 이용자들에게 목적을 뚜렷이 전달했고, 적극적인 소셜 검색으로 불만요소를 발견시 선제 대응하여,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킨 좋은 예입니다.
 
웰스파고(Wells Fargo)는 자사 관련 뉴스와 기업 활동에 대한 컨텐츠 홍보 위주로 트위터를 잘 운영한 사례입니다. 금융관련 소식 등 컨텐츠의 발빠른 제공으로 많은 팔로어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앵커 : 마지막으로 SNS의 확산이 금융기관에 시사하는 점을 말씀해주신다면요?
 
한본부장 :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는 획일적이어서, 금융기관별로 차별화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등 관련기술의 진보와 SNS를 통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금융기관에게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SNS를 매체로 집단지성을 발휘해 금융기관에게 니즈를 전달하고, 금융기관은 이를 상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거죠. 여기에 신기술이 가미되면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가 탄생 하리라 예상합니다.
 
하나은행은 초기부터 관련 기술과 트렌드의 발전에 주목해왔고, 선제적인 대응을 해온 결과, 국내외 여러 기관으로부터 관련된 상을 받는 등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계속 경주하겠습니다. 많이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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