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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벌크선 운임 '반짝 반등'…상승세 유지는 미지수

3개월만에 1만달러 근접…'U'자형 회복에 무게

2020-04-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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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졌던 벌크선 운임이 반짝 반등했다. 그러나 상승세가 이어지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시황이 계속 침체되다 'U'자형으로 완만하고 느리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1일 일본해사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초대형 벌크선 케이프사이즈(18만톤급)의 평균 스팟운임이 1만달러에 근접했다. 지난 17일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5개 항로 평균 스팟운임은 985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652달러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벌크선. 사진/뉴시스
 
철광석 운송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케이프 사이즈는 주로 철광석을 실어 나른다. 외신은 브라질의 거대 채광기업 발레(VALE)가 선박 수배에 나서면서 운임이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운임은 부활절이 지난14일부터 3000달러 이상 뛰었다. 1만달러에 근접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3개월만이다. 
 
또 선박 해체량이 증가하면서 운임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영국 선박가치평가기관인 배슬스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1분기에만 케이프사이즈 27척이 폐선됐다. 작년 같은 기간 폐선량은 12척에 불과하다. 폐선량 증가로 공급과잉 현상이 다소 해소되면서 운임 상승효과를 본 것이다. 배슬스밸류는 "조선소가 재개하는 대로 선박을 폐선하기 위해 대기하는 케이프사이즈 선박 척수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운임 반등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케이프사이즈 용선료 손익분기점이 2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회복세에 들어갔다고 보기엔 이르다. 
 
또 철강 시장 침체로 연간 철광석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발레의 1분기 생산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줄어든 5960만톤으로 집계됐다. 작년말 발표한 1분기 계획은 최대 6800만톤이었다. 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이를 크게 밑돌았다. 당장은 비수기가 지나면서 회복 기대심리가 운임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발레는 이미 연간 생산계획도 하향 조정했다. 당초 3억4000~3억5500만톤에서 3억1000~3억3000만톤으로 줄였다. 이는 1분기 감산을 반영한 결과다. 당장은 철강 시황이 반등할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에 연간 생산 규모가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소폭 회복했지만 코로나로 다시 침체될 수 있다. 시황 회복이 늦어지면서 하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V'자 회복은 어렵고 점진적으로 'U'자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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