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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난데없는 '전세폐지' 논란

2023-05-26 18:52

조회수 : 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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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에 현행 전세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이른바 '전세폐지론'이 대두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에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로 인해 목숨을 끊는 피해자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란은 주택정책 주무부처 수장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발언에서 촉발됐습니다. 원 장관은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세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전세폐지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이를 접한 사람들은 전세 제도 자체가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원 장관의 발언은 다소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일어난 전세사기와 역전세난 문제 등을 계기로 전세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진 상황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전세제도를 하루아침에 없애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간 역전세 등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전세 제도가 없어질 거라는 예측은 줄곧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특유의 부동산 제도로 자리 잡은 제도에 변화를 주기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미 상당한 자금이 전세시장에 흘러 들어가 있어 이를 회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시중 5개 은행의 지난 4월 기준 전세 자금 대출 잔액은 124조8796억원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발언은 연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원 장관도 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논의를 위해 폴란드 출장길에 오른 원 장관은 지난 23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세를 없애는 접근은 하지 않겠다"며 '전세 폐지론'에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전세가 해온 역할을 한꺼번에 무시하거나, 전세를 제거하려는 접근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원 장관은 임대차 3법을 포함 주택 임대차 제도 개편 작업과 맞물려 전세제도를 손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갭투자에 일부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일정 수 이상의 갭투자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원 장관은 "대출받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 여러 채를 살 수 없게 하는 방안이 있다"며 "이런 접근이 현실성 있는지는 따져봐야겠지만, 갭투자 규모가 무한하게 확대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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