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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2023)'폴더블폰 원조' 삼성전자, 종주국서 승부수 띄웠다

삼성전자, 26일 서울 코엑스서 '갤럭시 언팩' 개최

2023-07-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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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처음 '갤럭시 언팩'을 열고 '폴더블폰 원조' 입지 굳히기에 나섰습니다. 중국 등 후발주자들이 추격에 속도를 올리는 상황에서 '폴더블폰 종주국은 한국'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번 신형 폴더블폰이 전작 대비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올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이끌지 주목됩니다.
 
삼성전자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 2023'을 열고 새로운 폴더블폰과 스마트워치, 태블릿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그동안 폴더블 기술로 모바일 업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며 "매일 더 많은 고객이 폴더블을 선택해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갤럭시Z 플립5와 폴드5는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실현한 최신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Z 플립·폴드5'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13년 만에 한국서 첫 언팩…전 세계에 '폴더블폰 원조' 각인
 
갤럭시 언팩은 지난 2010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 열렸습니다. 이후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진행됐습니다. 한국에서의 행사는 첫 언팩 이후 13년 만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폴더블폰 원조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판단에서 '한국 언팩'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폴더블폰은 나홀로 성장세를 기록 중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11억9280만대)이 지난해보다 1.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2200만대)은 전년보다 50%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 시장은 샤오미·오포 등 중국 업체에 이어 미국 구글까지 뛰어들어 경쟁이 한층 달아오른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새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 없이는 그동안 해외에서 진행해 왔던 언팩 무대를 국내로 옮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갤럭시Z 폴드5, 갤럭시Z 플립5. 사진=삼성전자
 
'물방울' 힌지 적용…주름·성능 개선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Z 시리즈에 폴더블폰 노하우를 집약해 완성도를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우선 힌지(경첩)는 기존 'U자형'에서 '물방울형'으로 변경했습니다. 접었을 때 디스플레이 양면의 밀착도를 높이고 측면 두께도 더 얇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외부 충격을 분산시키는 구조로 설계해 디스플레이에 가해지는 물리적 부담도 낮춰 주름 문제도 전작보다 개선했습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채택해 성능과 배터리 효율도 향상시켰습니다.
 
특히 플립5는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달라졌습니다. 플립4가 플립3이 비해 디자인에서 큰 변화가 없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플립5의 외부 화면인 '플렉스 윈도우'는 플립4(1.9인치)보다 2배가량 커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도 앱 실행과 음악 제어, 사진 촬영 등에서 편의성이 높아진 셈입니다. '나이토그래피(야간 저조도 촬영)'와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신호 처리' 기능도 적용해 전작보다 카메라 성능도 개선했습니다.
 
갤럭시Z5 출시…하반기 실적 개선 효자 기대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폴더블폰 신제품이 하반기 전체 실적 개선에 효자 역할을 맡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반도체부문의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5.5% 급감했고, 2분기에도 95.7% 줄어든 것으로 잠정집계됐습니다. 회사는 오는 27일 확정실적을 발표합니다.
 
1분기 '반도체 쇼크'는 스마트폰 사업 담당하는 MX부문이 호실적을 내며 전체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했습니다. MX부문은 지난 2월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에 1분기에만 4조원에 달하는 흑자를 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S23 시리즈 판매량은 1100만대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경쟁사인 애플은 오는 9월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2~3개월 동안 신제품 초기 판매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입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Z 플립·폴드5'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중화 앞당길까
 
신형 폴더블폰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중화 전략을 앞당길지도 관심사입니다. 지난해 8월 노 사장은 오는 2025년까지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전작 출하량을 근거로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폰 판매 목표치를 1500만대 이상(구형 290만대, 신형 1210만대) 잡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삼성전자는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출하량은 1300만대에 이릅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 신제품의 가장 큰 변화는 물방울 타입의 힌지 적용과 플립의 외부 디스플레이 확대"라며 "소비자 사용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개선이 이뤄져 올해 폴더블폰 수요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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