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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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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진단)"실종된 정치, 윤석열·이재명 책임"

"극단적 진영정치서 벗어나야…정치문화 바꾸는 게 근본 해법"

2024-01-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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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최수빈·유근윤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이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피습 당하면서 여야 정치 원로들 사이에선 "극단적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극단적 진영정치를 초래한 책임자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두 사람이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다가오는 총선 국면에서 여야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어서 이를 당장 해소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법과 제도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결국 근본적으로 정치 문화를 점차 바꾸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본지는 26일 정치 원로들에게 최근 잇단 정치인들의 피습 사태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데 대한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여야 정치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주영 전 국회 부의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이 의견을 줬습니다.
 
"극단적 이분법, 정치 아냐"…"국민들이 뭘 배우겠나"
 
정치 원로들은 연이은 정치인 피습의 원인으로 '극단의 정치', '증오의 정치'를 꼽았습니다. 문희상 전 의장은 "(여야 모두) 전부 상대가 의논의 대상이 아니라 적"이라며 "완전히 극단적 이분법으로 (상대를) 적대시하는 풍토가 되면 이건 정치가 아니다. 정치 복원에 힘을 합치지 않으면 (여야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은 "정치인들의 언어 폭력이 물리적 폭력을 부른 것"이라며 "적대 관계처럼 서로 독하고 격한 말들을 주고 받는 것들이 사회적으로 폭력을 부른다. 정치 지도자들이 언어를 사용할 때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화와 조정이란 정치 본연의 기능이 상실된 데 따른 결과라는 겁니다. 특히 현 정치 상황이 "전쟁 상태”라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정대철 회장은 "정치가 지금처럼 비정상적이고 정치 실종, 전쟁 상태로 가서 이렇게 된 것"이라며 "정치로 잘 풀어서 상생·협치의 정치로 바꿔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채정 전 의장은 "정치가 편싸움이 돼 버렸다"며 "정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극단적 진영정치의 책임이 있는 인사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함께 거론했지만, 특히 권력의 정점에 있는 윤 대통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부영 전 당의장은 "우리 사회가 이념적으로,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윤석열정권에서 자꾸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임 전 의장은 "어떤 경우에도 통치자의 책임이 제일 크다"며 "(윤 대통령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국민들의) 마음을 서로 모을 수 있는 통치 철학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전 의장도 "윤 대통령이 나서서 야당 대표와 대화해야 하는데 여당 대표도 이렇게 잘라내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이런 싸움판에서 국민들이 뭘 배우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상대방 인정, 민주주의 기본원칙"…정치복원 시급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책임을 함께 언급하며 두 사람이 현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주영 전 부의장은 "(두 사람은) 정치 진영의 최고 위치에 있는 분들이니 그분들 책임이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그분들이 더 정치를 잘 풀어가면 극단적인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국민들의 불신을 낮춰가면서 희망을 드리면 정치인 테러 범죄도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정치 원로들은 극단적 진영정치, 정치 실종을 현 사태의 원인으로 꼽았지만 해결책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법과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결국 근본적 해법은 정치 복원 등 전반적인 정치 문화를 바꾸는 데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윤 전 장관은 "세상 모든 일을 법률로 재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정치인들의 문화를 바꿔 해결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이 전 당의장은 "정치권에서 말조심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분노를 유발한다.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제일 급선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 회장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기본 소양이 살아나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주용·최수빈·유근윤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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