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노트북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최근 만난 전자업계 관계자가 던진 물음입니다. 업계에 번진 AI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막상 AI 노트북의 정의에 대해 언급하려니 쉽지 않았습니다.
전자제품 내부에 '알아서 처리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면 현재 수준에서 AI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다는게 이 관계자의 부연설명이었습니다. '알아처 처리하는 기능'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정보를 스스로 수집하고 연산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말합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AI 반도체가 탑재된 노트북이 AI 노트북"이라고 했습니다. AI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보다 고효율, 저전력, 대용량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반도체를 의미합니다.
AI PC개발을 둘러싼 전자업게의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올해가 AI PC 시장의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북4 엣지'를 공개하면서 "갤럭시 AI를 더 많은 제품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이제 갤럭시 AI를 PC에까지 완전히 결합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오는 18일 공식 출시되는 갤럭시 북4 엣지는 퀄컴의 AI PC 전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탑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통해 탄생한 갤럭시 북 최초의 '코파일럿+'(Copilot+) PC입니다.
기능적으로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결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자연어로 과거 작업을 검색할 수 있는 '리콜' 기능, 몇 줄의 명령어로 새 이미지를 생성하는 '페인트'의 '코크리에이터' 기능 등을 탑재했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국내 AI 노트 PC 시장에서 3대 중 2대가 갤럭시 북이 될 수 있도록 AI 사용성을 계속 혁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는 올초 인텔의 AI칩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스를 탑재한 '2024년형 LG그램 프로'를 출시했습니다. AI 연산에 특화된 차세대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울트라 CPU를 탑재,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AI 활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울트라 7 모델 기준 내장 그래픽 성능은 기존 제품의 2배로 늘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50 GPU를 탑재한 모델은 고사양 게임이나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달 AI 기능이 탑재된 새로운 PC를 발표했습니다. MS 측은 '코파일럿+(플러스) PC'라고 명명한 PC를 공개하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빠르고 AI를 지원하는 윈도 PC"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연말쯤 AI 기능이 들어간 노트북 '맥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PC시장의 활로모색은 AI로 귀결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한 2억4200만대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부터 2028년 사이 AI PC의 연평균 성장률을 44%로 전망했습니다.
PC와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생성형 AI와의 상호작용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가 됐습니다. PC시장이 AI와 완전히 결합하는 시대도 머지 않았습니다. 주춤하던 PC시장에 AI가 온기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해봅니다.
'갤럭시 북4 엣지'.(사진=삼성전자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