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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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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효진 기자입니다.
양구의 밤하늘

2024-08-14 17:54

조회수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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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강원도 양구를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별이 많이 떠 있는 걸 처음 봤습니다. 난시가 심한 편이라 별 수십 개가 겹쳐 보이는 건가 싶었지만 핸드폰 카메라의 전문가 모드로 사진을 찍어보니 진짜 쏟아질 듯 수많은 별이 있는 게 맞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에서 차로 꼬박 3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양구 시내에서도 차로 40분을 더 들어가는 첩첩산중에 있는 펜션이었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두타연'과 '수입천'이 있는 동네라더군요. 그런데 아름다운 밤하늘과 달리 양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펜션까지 가는 길에는 어지러운 현수막이 참 많았습니다.
 
'결사반대', '주민은 어디로 살라는 거냐', '건설 백지화' 등등 빨강 노랑 초록 현수막이 온 거리를 휘감았습니다. 환경부에서 수입천에 기후대응을 위한 다목댐 건설을 추진하는데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환경부는 극한 홍수에 대비하고 한강에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한 1억 톤 규모의 댐을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민가가 없어 이곳에 댐을 만들어도 수몰되는 곳이 없다는 점이 최적의 장소로 꼽힌 이유입니다.
 
하지만 양구는 이미 소양강댐, 화천댐, 평화의 댐 등 3개의 댐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수입천까지 들어서면 육지 속의 섬과 다름없는 동네가 됩니다. 게다가 수입천 댐이 건설되면 두타연 수몰도 불가피합니다.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환경부가 한발 물러섰습니다. "지역주민들과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댐 건설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겁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댐 건설의 필요성은 강조했습니다.
 
댐 주변은 안개가 쉽게 껴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됩니다. 실제로 양구는 비가 오면 안개가 자욱한 지역으로 악명 높습니다. 이 밖에도 차가운 상류에만 사는 열목어나 어름치 같은 어종은 물이 고여 수온이 높아진 댐 지역에선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쏟아지는 밤하늘 별 빛과 천혜의 자연이 아름다웠던 양구. 계속 볼 수 있을까요?
 
지난 주말 촬영한 양구의 밤하늘.(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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