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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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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광복절에 벌어진 것들

2024-08-1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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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8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광복절에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민의 방송이라 불리는 KBS(한국방송)에서 광복절이 되자마자 방영된 방송 때문입니다.
 
KBS 1TV ‘KBS중계석은 지난 150시 올해 629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오페라 나비부인의 녹화본을 내보냈습니다.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나비부인은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성의 사랑을 다룬 오페라입니다. 작중 두 주인공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고 여주인공은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등장합니다.
 
KBS 1TV가 15일 오전 0시 방영한 'KBS 중계석'의 한 장면. 올해 6월 29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오페라 '나비부인'의 녹화본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일제 치하 식민시대에서의 광복을 기념하는 날인 광복절에 기미가요와 기모노가 등장하는 오페라를 방영한 것인데요. 가뜩이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두고 친일 논란이 거세진 상황 속 등장한 KBS기미가요는 저를 포함한 국민들의 불편한 감정을 폭발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KBS는 이승만 독재 미화라는 비판을 받는 다큐 기적의 시작방영을 강행했고, 날씨 예보를 전달하면서 화면 한쪽에 보여진 태극기는 좌우가 반전 되는 사고도 벌어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광복절에 벌어진 것들입니다.
 
KBS는 즉각 공식 입장문을 내고 나비부인 방송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를 했는데요. 단순 사고와 실수로 치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방송 장악’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벌어진 방송 참사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정부 여권 우위의 KBS 이사회가 제청해 임명된 박민 KBS 사장의 여파가 이제야 나타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하루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전 사장 시절 불공정 편파 보도로 공정성을 훼손하고 신뢰를 잃었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던 박 사장은 이번 사태에는 임원회의에서 국민께 불쾌감을 드려 사과드린다로 짧게 갈음했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 방영에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습니다.
 
윤정부 출범 이후 야당이 방송 장악을 막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여당과 정부 인사는 공영방송의 정상화라고 맞대응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되레 묻고 싶습니다. ‘친일 논란과 건국절 논란 등 국민 분열을 야기하는 방송을 방영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인지. 2024년 광복절은 다소 씁쓸함만이 남는 날로 한동안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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