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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STX 협력업체 줄도산 위기.."채권단 결정 빨리 내려달라"

2013-06-14 13:29

조회수 : 7,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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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STX 사태 후폭풍이 끝내 협력사로까지 번졌다. STX팬오션(028670)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STX그룹 구조조정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사진제공=STX)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자율협약을 체결키로 한 STX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 지원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STX 협력업체들까지 돈줄이 말라버렸다.
 
주요 계열사들에게 자금이 지원된다 해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이 1순위이다 보니 협력업체의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이들의 한목소리다.
 
협력사들은 "STX조선을 중심으로 중공업과 엔진 등 조선그룹을 살리기로 사실상 합의한 이상 조속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며 "자금 지원이 미뤄질 것 같으면 지원 시기라도 언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이 자금 지원 시기를 설정해주면 그 기간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주는 등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달 들어 조업일수가 5일 미만인 곳도 많아 일부 필수 인력을 제외하면 휴가에 들어가도 크게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지금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끌 경우 대부분의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한시적이나마 다른 곳에서 일을 해 돈을 벌 기회조차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창원과 마산, 진해, 부산 등 인근지역에서 STX조선해양(067250)STX중공업(071970), STX엔진(077970), 포스텍으로 출퇴근 하는 협력업체 직원만 6만명이 넘는다. 이들의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경우 경남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대다수 협력업체의 경우 정상적인 인건비 지급이 어려운 상태다. 매월 15일이 임금 지급일이지만 이달 지급할 임금을 제대로 준비한 곳이 없을 정도다.
 
협력업체 A사 대표는 "지난달까지는 늦더라도 임금 지급을 완료할 수 있었는데 이달부터는 임금 지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며 "직원들의 4대보험이 체납된 곳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STX조선해양이 신청한 긴급 자금이 들어오던지 선박을 인도해 대금을 받기 전까지는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특별한 대안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건비 지급뿐 아니라 선박 제작에 필요한 자재가 제때 들어오지 못하면서 선박 제작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이달 말까지 2척, 내달 초에도 2척을 선주사에 인도해야 한다. 다행히 이달 인도분은 마무리 작업 중에 있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예정된 일자를 넘길 경우 지연되는 만큼 선박지연보상금이 발생해 조선소가 받아야 하는 선박 대금이 줄어든다.
 
STX조선해양은 2년치 수주물량을 확보한 상태지만 조선소 간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에 계약을 맺은 물량이 많아 저가수주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여기에 선박지연보상금까지 더해지면 배를 만들고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게 협력업체들의 설명이다.
 
STX조선해양에 철판 가공재 등 기자재를 납품하는 포스텍의 경우, 자율협약과 자금 지원이 미뤄지면서 협력업체들의 임금 지급이 2~5개월 가량 중단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포스텍에서 납품 받은 기자재가 사용되는 선박 건조 분야는 공정률이 최하 10%까지 떨어졌다. 수주한 물량은 많지만 당장 배를 만들 수 있는 건 얼마 없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자 포스텍 450여 협력업체들은 지난 9일 우리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등 채권단과 창원시청, 경남도청, 창원상공회의소 등 관계기간을 방문해 '포스텍 경영정상화 조속지원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어 13일에도 STX그룹의 주력 계열사의 핵심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STX멤버스'가 채권단 자율협약의 조속한 체결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역 정치권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STX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주요 시중 은행들에게 2000억원 규모의 어음 만기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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